어린이날 몰아친 비바람…광주·전남 호우 피해·행사 차질

전남 인명구조·토사유출·주택 침수 등 피해 60여건
보성 시간당 최대 26.5㎜ 내려…6일까지 최대 120㎜
광산뮤직페스티벌·다향대축제 등 행사 일정 조정도

어린이날인 5일 광주·전남지역에 시간당 최대 26.5㎜의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주택이 침수되고 토사가 유출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예정됐던 축제와 행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남 보성·광양·순천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구례·고흥·여수·장흥·완도 등 5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오전 8시 강진·해남·진도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는 오후 9시10분 해제됐다.

전날부터 누적 강수량은 오후 9시30분 기준 보성 265.0㎜, 광양읍 217.0㎜, 고흥 포두 202.0㎜, 장흥 관산 186.5㎜ 순천시 182.0㎜, 여수산단 135.5㎜, 강진군 123.5㎜, 진도군 110.9㎜, 화순 이양 110.0㎜, 광주 광산 73.5㎜ 등이다. 보성에는 한때 시간당 최대 26.5㎜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전남에서는 관련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58분께 광양시 광양읍 한 도로에서 굴다리 아래를 지나던 차량이 불어난 물에 고립돼 타고 있던 일가족 4명이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또 오후 3시께 순천시 서면 한 도로에서도 굴다리 침수로 차량에 갇힌 운전자가 자력으로 탈출하기도 했다.

앞서 오전 11시33분께 장흥군 안양면 사천리 한 마을에서는 주택 침수 신고가 접수됐고, 오후 9시15분께 장흥군 장흥읍 축내리에서는 주택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오후 6시29분께 담양군 용면 용연리에서는 경사지 나무가 도로 위로 쓰러졌고, 오후 1시50분께 여수시 웅천면 삼곡터널 앞 도로에는 토사가 유출되는 등 호우와 강풍으로 인한 신고가 60여건 접수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어린이날을 맞아 진행할 예정이었던 행사와 각종 축제 역시 차질을 빚었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보성에서는 다향대축제 기간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했으나 이번 비로 장소를 변경, 데일리콘서트도 안전상 취소했다. 'K-POP랜덤 댄스플레이'도 취소됐고, 오늘 밤 추진하려던 '보성드론라이트쇼'도 6일로 미뤘다.

광주 광산구가 황룡친수공원 일대에서 여는 '제2회 광산뮤직ON페스티벌'도 불꽃놀이와 부대행사를 취소했고, 이날 오후 8시부터 열 예정이었던 '뮤직페스티벌 3부'도 오후 5시로 앞당겨 진행했다.

함평나비대축제에서도 어린이날을 맞아 준비한 '어린이 한마당잔치 경연대회' 장소를 비 가림막이 있는 주무대로 옮겼고, 광주시도 어린이날 행사 장소를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시청 내부 1층 로비로 변경했다.

어린이날 인기 행사 중 하나인 프로야구도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광주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기상청은 오는 6일까지 광주와 전남에 30~8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남동부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은 최대 120㎜의 비가 더 오는 곳도 있겠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하수도와 우수관, 배수구가 이물질에 의해 막힐 수 있으니 대비가 필요하다"며 "돌풍과 천둥·번개로 인한 시설물 관리에도 주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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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무안 / 김중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