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결혼서비스 실태조사 연구용역
할인·추가요금 반영해 1500개 업체 시범조사
결혼 비용 6000만원↑…2월 출생아수 2만명 깨져
정부가 예비 신혼 부부를 울리는 깜깜이 결혼식 비용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연내 구축한다. 집값을 제외하고도 60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결혼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예비 신혼부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3일 기획재정부·조달청 등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발주한 '결혼서비스 실태조사' 연구용역은 이르면 오는 9월 중으로 마무리 예정이다. 결혼 관련 품목·서비스와 관련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시장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는 가격 공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소비자의 지출 규모, 관련 업체의 가격 공개 현황 등을 고려해 결혼 관련 품목·서비스별 공개 필요성을 검토하고, 공공 플랫폼(참가격), 민간 플랫폼, 개인간 정보 공유 등 가격 공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채널을 발굴한다. 특히 실효성 있는 가격 공개가 이루어지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채널 별로 마련하기로 했다.
할인과 추가요금이 많은 결혼시장 실태를 포함해 가격정보에 반영하거나 별도 정보로 소비자에게 실제 지불하는 가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사 방식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와 협의해 도출된 공개 기준과 조사 방식을 활용해 전국 약 1500여개 업체에 대한 시범조사를 실시한 뒤, 조사결과를 토대로 향후 실태조사 추진방안을 마련한다.
정부가 이 같은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배경에는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결혼식 비용이 청년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통계청 '2023 사회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응답으로 혼수 비용, 주거 마련 등 결혼자금이 33.7%에 달했다. 이는 필요성 없음 17.3%, 출산·양육 부담 11.0%, 고용상태 불안정 10.2%, 결혼상대 못만남 9.7% 등 다른 이유들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불필요한 결혼준비 품목을 축소·생략하기 어려운 이유는 고착화된 결혼 절차 34.0%, 양가 부모님의 전통적 사고방식 31.7%, 예의와 절차를 따르고 싶은 의사 16.8%, 주변의 이목과 체면 15.5% 순으로 나타났다. 혼인 건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예식비용이 매년 빠르게 오르면서 '웨딩플레이션(웨딩+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최근 5년 이내 혼인한 기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집값을 제외한 평균 결혼 준비 비용은 6298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에 479만원, 예식장 비용은 990만원을 평균적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경향으로 혼인과 출산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결혼은 1만6949건 이뤄져 지난해 같은 달보다 896건(5.0%) 줄었다.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1만9362명으로 지난해 2월보다 3.3%(658명) 감소했다. 전체 인구는 52개월 연속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웨딩업체들에게 가격 정보를 공개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소비자와 공급자 간의 상호 영향으로 향후 시장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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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