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자재 아파트라 더 믿었는데…” 뒤통수 친 대기업 건설사

당진 곰팡이 슨 자재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 분노 확산
건설사 ‘조사 후 재시공 여부 판단' 입장에 논란 커질 듯

“일단은 황당한 거 그 자체죠”, “솔직하게 얘기해서 집을 몇 백 원에 사는 게 아니잖아요”

곰팡이 슨 자재를 사용해 내부 공사를 하다 감리단과 당진시로부터 지난 1일 부분 공사 중지 명령을 받은 유명브랜드 A건설사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8일 이같이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입주예정자 B(50대)씨는 “저희 같은 서민들은 정말 고생고생해서 산 집인데 그렇게 집을 엉망으로 지어가지고 분양을 한다는 게 정말 참을 수가 없어요. 너무 화가 났어요. 정말로요”라며 “지금 39가구가 곰팡이 슨 자재를 썼다고 하는데 그게 검증된 것도 아니잖아요. 대우라는 회사에서 그렇게 아파트를 지었다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되고 이해가 안 돼요”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C(30대)씨는 “원래 경기도에 사는데 브랜드를 믿고 그리고 심지어 분양사무실에서 선전할 때 푸르지오 클라테르는 푸르지오 내에서도 고급 자재를 쓰는 아파트라고 해서 더 믿음을 갖고 샀는데…”라며 “정말 궁금한 게 외부에 뿌리는 발포제를 내부에 본드랑 섞어 곰팡이를 가리려고 했다는 게 도대체 왜 그랬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처럼 입주 예정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지만 A건설사는 이에 대해 다소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문제된 부분의 전면 재시공을 주장하고 있다. 즉 곰팡이균이 부유성이라 천장만 뜯어서 재시공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지만 A건설사는 준공날짜를 못 맞춘다는 이유에서 이 같은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관계자 D씨에 따르면 지난 7일 A건설사 상무가 내려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해서 만나 잠깐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D씨는 “(상무가) 에어컨이나 가구를 신제품으로 교체하면 준공 날짜를 못 맞춘다고 했다”며 “그러니까 그런 거에 대해서는 전혀 이행할 계획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는 D씨는 “각재를 사용한 공정은 천장, 벽채, 또 싱크대 상부도 있다”며 “그 부분을 다 뜯어내고 다시 공사를 해달라고 했는데 못하겠다는 걸 입주 예정자들이 알면 천불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D씨는 건설사 주장과 달리 적발된 불량 자재의 외부 반출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D씨는 “감리가 지적한 불량 자재를 (A건설사가) 반출했다고 하는데 경비 일지에 그 내용이 없었다”며 “당연히 현장에서 자재가 반출되면 경비한테 반출증을 제시해야만 나갈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건 반출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해당 경비원 역시 “최근 해당 업체의 자재가 반출된 적은 딱 한 번밖에 없었다”며 “경비일지를 확인했더니 다른 경비원이 1번 더 반출한 것으로 확인돼 총 2번”이라고 전했다.

D씨의 말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확인된 2번을 뺀 나머지는 결국 공사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주민들은 제기하고 있다.


이날 D씨는 이와 함께 지하주차장 좌우 기둥이 수평이 맞지 않아 구조물 마감이 차이가 나고 아파트 외부 벽에 눈에 띄는 주름이 보인다며 이 역시 문제가 있다고 했다.

D씨는 “현재 총괄 감리단과 협의해 천장만 뜯어내서 재시공하는 게 아닌 가구 등도 모두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해 시청 등에 협의 내용을 전달해 A건설사가 이행하게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A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에서 주장한 대로 가구 등의 추가 재시공에 대해서는 유동적"이라며 "조사해서 문제가 확인되면 그에 맞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입주민들의 요구에 맞출 계획"이라며 "우선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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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