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관련 질문에 "한번 해볼래요" 발언
연세대 징계…류석춘, 징계 취소 소송 제기
1심 "학생 성적 굴욕감 느껴"…대법도 확정
류석춘(69) 전 연세대학교 교수가 전공 수업 중 위안부 관련 설명을 하면서 학생에게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해 논란이 된 후 받은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대학의 처분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9일 류 전 교수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심이 선고한 원고 패소 판단을 확정했다.
류 전 교수는 지난 2019년 9월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중 학생 50여명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한 학생이 류 전 교수 발언에 의문을 제기하자 류 전 교수는 현대의 매춘에 대해 말하면서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 지금도 그래요. 지금도"라고 말했다. 이후 이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연세대 교원징계위원회는 2020년 7월 '한번 해볼래요' 발언이 언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고 정직 1개월 징계를 내렸다. 류 전 교수가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이 청구는 같은 해 11월 기각됐다.
류 전 교수는 "식민지 시대의 종군위안부와 현대의 매춘이라는 사회현상을 직접 조사해 연구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취지로 '궁금하면 (학생이 직접 조사 또는 연구를)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한번 해볼래요' 발언에 생략된 목적어는 연구가 아닌 매춘으로 해석된다며 해당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직 1개월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발언 경위에 비춰 보면 이는 여성이 어떤 식으로 매춘에 종사하게 되는지 직접 경험해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류 전 교수는 연구행위와 관련한 언급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어 "강의를 수강하던 다른 학생들은 이번 발언 이후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꼈다고 일관하여 진술했다"며 "학생들이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희롱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류 전 교수는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징계위 의사정족수 미달 ▲교원인사위원회 미개최 ▲소명권 및 출석권 침해 등을 이유로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고 류 전 교수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류 전 교수는 이와 별개로 일본군 위안부가 '자발적인 매춘'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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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