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을 신청한 20대 서울 청년들의 평균 채무액이 총 7159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고, 높은 이자 등에 허덕이다가 상환 불능 상태에 놓이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복지재단이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채무액(원리금 기준)은 7159만원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자 중 '청년재무길잡이'를 이수한 14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총 채무액은 3000만~6000만원 미만이 39%로 가장 많았고, 6000만~1억원 미만(35%), 1억~1억5000만원 미만(11%), 1억5000만원 이상(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이 높을수록 채무액도 높았다. 채무 총액별로 6000만원 미만에서는 20~25세가 61%의 비중을 차지했고, 6000만원 이상에서는 29~31세(60%)가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개인회생 신청비율은 26~28세는 39%, 29~31세는 34%로 전년 각 41%, 43%에서 줄어들었지만, 23~25세의 경우 25%로 전년(14%)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가 발생한 최초 이유로는 '생활비 마련'이 59%로 가장 많았다. 전년(42%)보다 17%p 가량 급증한 것이다. 이어 '주거비(18%)', '사기 피해(12%)', '학자금(1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투자 실패로 인해 채무가 발생했다는 비율도 8%로 나타났다.

상환 불능 상태로 채무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부채변제(43%)'와 '높은 이자로 인한 채무 증가(32%)'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개인회생 신청을 위한 '법률대리인 선임 비용'으로는 1인당 약 243만원을 지출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1%는 본인 자금으로 선임 비용을 마련했다. 하지만 할부금융(25%)을 이용하거나, 가족·친지에게 빌리는 경우(12%)도 상당수 있어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 내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 96%는 지난 1년 간 정신·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4%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고 답해 빚으로 사회적 고립 등을 겪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러한 청년 채무자를 돕기 위해 지난 2022년 12월 청년동행센터를 개관해 운영 중이다. 청년동행센터는 서울회생법원과 협력해 개인회생 청년을 위한 맞춤형 재무 상담인 '청년재무길잡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4299명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청년재무길잡이는 수입지출 관리, 회생절차안내, 인가 후 변제완주방법 등을 제공해 개인회생 중도 탈락을 예방하고 재도약을 지원하는 제도다. 길잡이 상담이 끝난 이후 수료증을 발급받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면 결격사유가 없을 경우 변제기간 단축이 가능하다.

이밖에 시는 공공 재무상담 등 '악성부채 확대 예방', 개인파산 등 '공적 채무조정 지원', '금융복지서비스' 등 금융복지상담센터를 통해 가계빚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을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은영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금융과 복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청년 부채 문제 해결과 더불어 금융위기 예방과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복지서비스 제공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