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저녁 먹다 쓰러진 여고생 사망…"학대 가능성 있다"

경찰, 50대 신도 여성 구속영장 신청 방침

인천 지역 교회에서 밥을 먹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고생이 학대를 당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여고생과 함께 지낸 50대 신도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17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에 따르면 국과수는 이날 A(17·여)양의 시신을 부검한 뒤 “폐색전증(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생기는 질환)으로 인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또 "학대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교회 신자 B(50대·여)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B씨는 최근 인천 남동구 교회에서 B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교회 관계자는 지난 15일 오후 8시께 “A양이 밥을 먹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입에서는 음식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A양은 4시간 뒤 결국 사망했다.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은 교회 방 안에 쓰러져 있는 A양을 확인했다. 당시 A양의 신체 일부에는 멍이 들어 있었고, 두 손목에는 보호대를 하고 있었다.

이후 경찰은 A양이 학대를 받다가 사망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B씨를 병원에서 긴급체포했다. 또 B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삭제된 사진이나 메시지가 있는 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교회 측은 A양에 대한 학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교회 측은 A양 신체에서 발견된 멍은 자해로 인한 상처라고 주장했다.

교회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A양이 평소 불안 증상도 있고, 자해를 해 B씨가 (이를 막기 위해)거즈로 손을 묶은 적이 있다고 한다”며 “A양이 사망했을 시점 손목에 거즈 자국 등이 있고 다른 극단적 선택 시도 흔적이 있다 보니 의사 선생님도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한 것 같다”고 했다.

A양 어머니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지난 3월부터 딸을 지인인 B씨에게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교회에서 지내는 동안 별도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학교도 다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내용을 비롯한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조사하는 한편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양에게 학대가 있었는지 여부 등 종합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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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