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이후 4차 파견…총 547명 규모
이탈자는 1만 명…지역의료 공백도 문제
"환자 쏠림 해소, 근무자 지원 강화 유효"
정부가 비상의료체계 지원을 위해 군의관 120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다만 파견 인력으로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 업무를 완벽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정상적인 진료 체계를 위해선 전공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군의관 120명이 공공·민간의료기관에 신규 배치된다.
이는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로 촉발된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 이후 총 세 차례에 걸쳐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을 배치해왔다.
현재까지 공보의 257명, 군의관 170명 등 총 427명이 파견 근무 중이며 이들 중 131명은 22개 공공의료기관에, 284명은 42개 민간의료기관에, 12명은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비채됐다.
이번 4차 신규 배치를 통해 총 547명의 파견 인력이 현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정부는 신규 배치 인력 중 66명은 중증, 응급 환자의 수술 등을 담당하는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30명은 중증, 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나머지 24명은 수련기관 등 지역별 주요 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에 배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심각' 단계 기간 동안에는 근무 기간을 연장하거나 새로운 인력으로 교체하면서 파견인력의 현원을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
다만 공보의나 군의관이 원래 배치 지역에서 만성질환 등 지역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을 전공의 이탈 기간 내내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공의들의 경우 3개월 이상 이탈하면 전문의 자격 취득이 1년 지연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까지 658명의 전공의만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전체 공보의 숫자가 약 1400명으로, 현재 1만 명 가까이 이탈해있는 전공의를 대체하기에는 규모에도 한계가 있다.
전공의 복귀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서로 대화를 하자는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지만 여전히 2000명 증원을 놓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날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공의 처분은 절차에 따라 법이 규정하는대로 하다가 3월 말부터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다. 처분 절차를 언제 재개할 것인지, 처분 수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고,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에 대해 "비현실적인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일각에서는 공보의, 군의관 파견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의료 전달체계 개선을 통한 환자 쏠림 방지로 상급종합병원에 중증 환자 진료 여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정부는 중증도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지역병원이나 전문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회송할 경우 수가를 지원하고 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는 "공보의·군의관 투입 실효성은 크지 않다. 새로운 진료 현장에 들어와서 하는 게 한계가 있고 원래 자리에서 해야 하는 역할들도 있다"며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급박하지 않은 환자를 전문병원이나 지역 종합병원으로 이송·회송하는 게 유효하다. 현장에 남아있는 교수들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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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