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순경사건 42년 '의령 4·26 위령제'…희생자들 진심위로

경남 의령군은 '우순경 사건'이 벌어진 지 42년 만에 첫 위령제가 열렸다는 소식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각계각층의 반응이 의령군에 모여들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의령군에 따르면 지난 4월26일 '의령 4·26 추모공원'에서 오태완 의령군수와 유족, 지역 주민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령4·26위령제'를 처음으로 개최됐다.



'의령 4·26 추모공원'은 오 군수가 정부에 국비 지원을 건의하면서 위령제 개최와 추모공원 조성이 급물살을 탔다. 그보다 앞서 2021년 11월2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 우범곤 의령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것이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됐다.

당시 방송을 보고 의령군청 누리집 게시판에 문의 글이 잇따라 달렸고 위령탑을 짓고 위령제를 열어달라는 전화가 많이 왔다고 한다.

SBS 꼬꼬무 임동순 작가는 의령군과의 통화에서 "우선 위령제 개최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반가웠다"며 "유족들이 열망한 추모의 공간이 마련됐는데 방송이 조금이라도 역할을 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방송을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유족들이 인터뷰를 꺼렸다. 치유되지 않는 상처에 좌절하는 모습이었다"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의령의 아픔을 건져 시청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유족들을 위로하고자 했는데 그것이 결과로 나와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위령제에 참석해 노래로 유족을 위로한 소리꾼 장사익씨는 "죄 없는 민간인이 희생된 참사다. 애환과 절절한 그리움이 이곳 의령에 있다. 늦었지만 원통한 마음을 풀 장소가 생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령제 때 노래 '찔레꽃'을 불렀는데 "찔레꽃은 소시민의 아픔과도 같지만 찔레꽃이 진 자리에는 새롭게 붉은 열매가 열린다. 이제 유족들이 아픈 봄날을 떠나보내고 희망의 계절을 맞이하길 바란다"며 선곡 이유를 밝혔다.


국민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아직 추모공원이 최종 완성되지 않았지만 주말이면 평균 100여명이 위령탑을 방문하고 있다.



의령의 아픈 역사가 미래 세대에게 기억되는 교육의 장이 되길 바라는 추모공원 건립 취지에 맞게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한 경찰관이 이곳을 찾아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찰에 의한 범죄였고 당시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로 피해가 커졌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찾아왔다"며 "희생자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경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4·26 사건 유가족 중 한 명이 의령군청을 찾아 500만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오 군수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 다들 '잘했다', '고생했다', '더 잘 준비하라' 등의 응원과 격려가 많다"며 "국민 여러분의 진심 어린 위로 말씀에 감사드린다. 의령군은 유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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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