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사인 추정…육군 '얼차려' 정황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 확인되기도
군기훈련을 받던 중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육군 훈련병의 사인이 열사병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23일 올해 첫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나왔다.
질병청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추정 사망자는 지난 23일 강원 인제군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중 쓰러진 뒤 사망한 훈련병으로 열사병 환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정 상황은 바뀔 수 있다"며 "질병청은 온열질환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응급실 의료진을 통해 온 결과를 바탕으로 온열질환자 통계를 보고하는 것일 뿐 정확한 사인을 알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육군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께 강원도 인제 모 부대에서 훈련병 1명이 군기훈련 중 쓰러졌다. 훈련병은 민간 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25일 오후 사망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사망한 훈련병은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이튿날 오후 완전군장을 차고 연병장을 도는 '얼차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얼차려'라고도 불리는 군기훈련은 체력 단련과 정신 수양으로 나뉜다. 체력 단련에는 앉았다 일어서기, 팔굽혀펴기, 보행, 완전군장 보행 등이 있다.
순직한 훈련병은 약 20㎏ 이상의 무게를 들고 구보와 팔굽혀펴기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 훈련병을 부검한 결과 횡문근융해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일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이 괴사되면서 세포 안에 있는 근육 성분이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한편 질병청은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500여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을 통해 파악한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오는 9월30일까지 운영하고 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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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