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뺑뺑이'로 5년간 3752명 사망…미·영·일·프, 다 의대 증원

복지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포럼에서 발표
"지역필수의료 벼랑 끝…개혁 미룰 수 없어"

지난 5년간 병원에서 환자를 거부해 재이송을 하다가 숨진 사례가 3752명으로 파악됐다. 약 20년 간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모두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오히려 의대 정원이 줄어들었다. 정부는 지역필수의료가 벼량 끝에 서 있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총괄과장은 29일 오전 서울대 의대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 우리가 처한 현실과 미래' 포럼에서 복지부 관점에서 제시하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에 대해 발표했다.

강 과장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병원 거부로 재이송 중 사망한 환자는 3752명으로, 가장 많은 거부 사유는 '전문의 부재'였다.

입원 환자 자체 충족률을 보면 서울은 89%, 경북은 58%로 격차를 보였고 응급의료 취약지는 전체 시군구의 40%에 달하는 98개다.

대한민국 의료는 의료의 질과 접근성 등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압축 성장에 의해 지역필수의료는 벼랑 끝에 서 있다는 게 강 과장의 진단이다.

강 과장은 "개혁 논의는 이해 갈등 속 말의 성찬에 그치고 20여 년 넘게 지체됐다"며 "이제는 임계점에 도달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현안인 의대 정원을 보면 우리나라는 2000년 3273명에서 의약분업을 거치며 2006년에 3058명으로 줄어든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19년간 6.6% 감소한 셈이다.

같은 기간 다른 나라를 보면 미국은 1만8000명에서 2만8000명으로 57% 증가했고 영국은 5700명에서 1만1000명으로 93% 증가했다. 프랑스의 경우 2000년에는 3850명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했지만 2020년에는 160%가 증가한 1만 명으로 우리나라의 3배 이상이 됐다. 이웃 나라인 일본 역시 같은 기간 7630명에서 9330명으로 의대 정원이 22% 늘었다.

이와 함께 정의롭지 못한 보상체계, 인력 시스템 문제, 무너진 전달체계, 의료사고안전망 부재 등 복합적 요인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의료인력 확충, 전달체계 정상화 및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 등 4대 개혁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의료인력 확충과 관련해 의대 증원을 포함해 의학교육 질을 향상하고 수련의 중심 수련체계 정상화, 전문의 중심 전환 등을 추진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난치 최종 치료 역할을 강화하고 종합병원·병원은 골든타임 내 수술 등 대응 역량을 강화하며 의원은 만성질환 관리 등을 통해 전달체계를 정상화 한다. 이를 위해 수가와 각종 평가 등을 개선할 예정이다.

환자의 충분한 권리구제와 의료인 부담 완화를 위해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과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강화, 피해자 권리구제체계 확립 등도 추진한다.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과 행위별 수가제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저평가된 항목은 수가를 집중 인상하고 보완형 공공정책수가, 대안적 지불제도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건강보험 10조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환자에게 과잉 진료를 유발할 수 있는 비급여 시장은 적절한 유지를 위해 관리를 강화하고 실손보험도 보장범위를 합리화하는 형태로 개혁할 방침이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개혁 과제를 구체화하고 있으며 전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강 과장은 "지금은 개혁의 적기이자 마지막 기회"라며 "이제는 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와 국민, 의료계, 정부간 굳건한 신뢰 구축을 위해 대화와 개혁을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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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