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원 배정, 2025학년도에는 미포함…이르면 올 연말, 내년초 예상
동·서부 '의대 대첩'에 위기감↑… 도의장 "협치와 상생, 소통이 중요"
진보당 전 전남위원장 "예비 정원 시급…목포-순천 2곳 다 설립해야"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공언한 전남 국립 의대 신설과 맞물린 첫 정원 배정이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초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小)지역주의로 인한 권역간 갈등을 접고, 현 정부 임기 내 의대 신설과 정원 배정을 일궈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전남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의대(의학전문대학원 포함) 모집인원을 전년보다 1509명 증가한 40개 대학 4567명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최근 변경·승인했다.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확정된 것으로, 전국에서 의료 여건과 보건지표가 가장 열악한 전남도 역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전남도가 내심 기대를 모았던 2026학년도 전남 국립 의대 첫 정원 배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시행계획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의대 신설과 정원 배정은 전남도의 정부추천 대학공모가 마무리되는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대교협 승인 시점인 4∼5월께 확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학을 정해 알려 달라'는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잇단 공적 요구에 맞춰 '물 들어올 때 배를 띄우려는' 선점 효과를 노려 속도전에 나선 전남도 입장에선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전남도가 당초 '통합 의대'에서 '단일 의대'로 급선회하고, '5자 회동' 불발 속에 정부추천을 위한 공모에 나서면서 더욱 노골화된 동부권과 서부권 간 '의대 대첩'과 반목은 남은 기간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분오열로 집안싸움이 심화될 경우 34년 숙원사업인 전남 국립 의대 신설이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소통과 상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남도의회 서동욱 의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지난 2년간 아쉬운 점은 전남 의대 신설이 동서지역 간 경쟁과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12대 의회에 중요한 과제는 협치와 상생이고, 지금 중요한 것은 현 정부 임기 내 전남 의대 신설이라는 더 큰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행부에서는 지역과 대학 모두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진솔한 소통을 통해 합일점을 찾는데 더욱 노력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목포를 중심으로 한 서부권, 순천을 중심축으로 한 동부권이 의대 신설을 놓고 집회와 농성, 삭발 시위에 나서면서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여기에 전남 중부권에서 "우리만 소외될 수 없다"며 대학병원 분원 설치까지 요구하면서 여론이 사분오열되고 있는데 대한 엄중한 경고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 이해당사자들이 지역주의에 매몰되기보다 전남 발전과 의료 여건 개선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해법을 찾아가는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비 정원'을 서둘러 확보하고, 지역상황 등을 고려해 목포대와 순천대 2곳에 의대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성수 전 진보당 도당위원장은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하는 공모보다는 정부가 (전남 몫의) 예비정원을 확보하도록 도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전남 의대는 지역 현실과 상황, 전국적 형평성 등 모든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더라도 목포대와 순천대 2곳 모두에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달 23일 정부에 의대 신설 대학 추천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공정성 확보를 위해 객관적이고 공신력있는 대형 컨설팅업체나 대형 로펌에 위탁해 엄격한 절차와 합리적 기준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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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