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가 추진된 것을 두고 정부·여당과 야당의 설전이 벌어졌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이원석 검찰총장을 징계할 의사가 없는지를 물었다. 이 총장이 검사 탄핵 추진에 대해 "이재명이 재판하겠다는 것"이라는 취지로 반발하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이 총장은 같은 날 오후 대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 몇 명을 탄핵한다고 해도 있는 죄가 없어지거나 줄어들지도 (않고), 형사처벌을 모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기소돼 1심 판결이 선고됐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법원의 법정을 국회로 옮겨와서 피고인인 이 전 대표가 재판장을 맡고 이 전 대표의 변호인인 민주당 국회의원과 국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사법부 역할을 뺏어와 재판을 다시 하겠단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탄핵소추안은 국회의 헌법 상의 권한"이라며 "어떠한 공무원도 심지어 대통령조차도 국회가 위헌, 위법한 행위로 판단하면 소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한 나라의 검찰총장이 제1야당의 대표를 향해서 재판장이냐. 이렇게 물었다. 논리도 맞지 않을 뿐 그렇게 시비 걸 이유가 되느냐"고 따졌다.

또한 "도대체 하늘 아래 검찰이 얼마나 강하면, 얼마나 무소불위면 이렇게 오만한 언급을 할 수 있느냐"며 "장관으로서 이 점에 대해서 깊게 질책할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검사에 대한 탄핵 추진은 "검사를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며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형사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맞섰다.

그는 "검찰총장의 오늘 말씀에 개인적으로 동의한다"며 "특정 정치인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검사에 대해 보복적으로 탄핵이라는 것을 내거는 건 탄핵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정에서 유무죄가 밝혀지면 그에 따라 결과에 대해 책임지면 되는데 검사를 탄핵하고 그 사람을 법제사법위원회의 (탄핵) 조사 대상자로 불러 조사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부연했다.

박 장관의 발언이 끝나자 여당 의원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반면 야당 의원석에선 "검찰 애완견들이냐", "그렇게 살지 말라" 등의 고성이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승수 의원은 "국회를 보면 민주 국회가 아닌 1당 독재 국가의 국회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며 "차기 당 대표의 사법 회피를 위한 방탄과 대통령 발목 잡기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수치도 정치적 도의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겨냥해서는 "여야를 중재해야 될 국회의장은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며 "창피한 줄 알라.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해 "민주당이 수사권을 갖게 해달라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것은 결국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수사할 수 있게 해달라', '민주당이 수사권을 갖게 해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