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에서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지만, 양측 모두 참석자의 급을 낮췄고, 중국 언론은 관련 행사를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을 맞아 전날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이 기념 연회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회에는 조중(북중) 친선의원단 위원장인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김승찬 등이 초대됐고, 중국 측에선 왕야쥔 주북 중국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이 참석했다.

주북 중국대사관은 62주년인 지난해에도 기념 연회를 마련했는데, 당시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국회 부의장 격)과 문성혁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박영호 외무성 부상(차관 격) 등이 초대됐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참석자의 급이 낮아진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주북 중국대사관 연회는 물론 북중 우호조약 62주년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62주년 기념일 당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가 북중 우호조약을 기념하는 사설을 내보낸 것과 대조적이다.

아울러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도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을 기념하는 연회가 개최됐지만, 참석자의 급이 낮아졌다.

11일 중국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허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회 주임이 리룡남 북한대사 주최로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개최된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 기념 초대회(연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또 “양측은 해당 조약의 중요한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조약의 정신에 따라 전략적 소통과 각 영역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계속 강화하기로 했고, 북중관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지난해 기념 연회에는 펑칭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파견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참석자의 급이 떨어진 것이다.

기념행사 참석자의 급이 낮아진 것과 중국 언론의 이례적 '침묵'은 북중관계의 미묘한 변화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맺으며 밀착을 과시하면서 북중관계에는 이상기류가 감지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