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축사 들어서면서 호우시 악취 오염된 계곡물 흘러 피해"
시 "토양성분 검사 의뢰 후 문제 발견 시 경찰 수사 의뢰 하겠다"
"산 좋고 물 좋아 당진 왔더니 악취에 새까만 계곡물로 도무지 살 수가 없다"
충남 당진시 면천면 율사리 계곡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 얘기다.
A씨는 "지난 4년간 여름철 집중호우만 발생했다하면 이 같은 현상이 보름 넘게 이어졌다"며 "그 전에는 손주들이 와서 계곡서 물놀이를 즐겼지만 지금은 냄새가 너무 나서 온 손님도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26일 당진시 등에 따르면 율사리 지역 주민들이 계곡 내 악취 등의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시 등에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기자가 지난 22일 찾은 현장은 A씨의 설명과 유사했다.
집중호우가 발생한 지난 18일로부터 4일이 지났지만 계곡으로 짙은 회색빛 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고 악취마저 풍겼다.
A씨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21년부터 나타났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누군가 축사를 한다고 A씨가 살고 있는 계곡 뒷편 산 중턱을 돋기 위해 수백대의 트럭이 흙 같은 것들을 실어 나르고 작업이 끝난 뒤 집중호우만 내리면 현재와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참다못한 A씨는 시청과 면사무소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으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주민들도 A씨 의견에 동조하며 여름철 집중호우만 내리면 악취가 나고 새까만 물이 지속적으로 계곡으로 흘러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주민들은 지난 18일 집중호우로 계곡 중간 부분이 나뭇가지에 막히면서 도로도 악취가 나고 새까만 계곡물이 마을과 논으로 흘러들어 피해가 적지 않다고 했다.
율사리 이장은 "누가 이 물로 덮힌 논에서 나온 농산물을 먹겠냐"며 "해당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A씨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담당자는 "그동안 수차례 담당자가 바뀌어 2022년 수해 복구 때부터 해당 사건이 일어났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가 그치면 축사 주변 산비탈을 내려가 시료를 채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우선 시료를 채취한 후 토양성분검사를 의뢰해 문제가 발견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며 "축사 주인은 운반자가 알아서 했을 뿐 자신은 무슨 흙이 들어왔는지 모른다고 하고 운반자 역시 어디서 가져온 건지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만약에 운반자가 어느 업체에서 가져온 성토제인지 얘기를 안 하면 축사 주인에게 시정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축사 주인은 "이럴 줄 몰랐다"며 "축사는 제대로 짓고 축사 끝나고 수해 복구할 때 들어온 흙이다. 당시 한 달에 절반 정도는 15t트럭이 계속해서 해당 흙을 실어 날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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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