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동 임시 거처, 계단엔 그을음 가득"…전기차 화재 아파트 현 상황

지난 1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입주민이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화재 이후 2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전기차 화재 입주민이 쓴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됐다.



해당 글 작성자 A씨는 "'전기차가 불이 잘 난다'의 문제가 아니다. 내연기관도 불이 난다. 그러나 전기차 화재는 진압이 매우 어렵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인천 아파트 지하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목격자들이 소화기를 들고 달려들었으나 전기차는 분말소화기로 끄는 것이 아니기에 아무 것도 못했다. 주변 차량에 불이 번지고 소방차 여러 대와 구급차 10여대가 도착하고 6시간이 지난 후에야 화재가 진압됐다"고 했다.

이어 "11시간이 지난 현재 4개동은 정전됐고 전체 1500세대에 단수됐다. 4개동 주민들은 임시 거처에서 당분간 지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사는 곳은 화재 차량과 가장 먼 동이지만 복도, 계단이 그을음으로 가득 찼고, 실내 미세먼지가 500을 넘는 것을 확인한 뒤 밖에서 6시간가량 대피 후 오후에나 귀가해 공기청정기 5대를 모두 가동해 안정을 찾고 있다. 화재 차량과 가까운 아파트는 집안 내부가 엉망진창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세대 주차장은 진입불가고, 주차장 전체가 숯검댕이로 변해 앞으로 차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 막막하다. 불안정 화학 물질로 이뤄진 리튬이온 배터리는 아직 아닌 것 같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1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15분께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흰색 벤츠 차량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다 이내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등 300여명이 넘는 인력과 물탱크 등 장비 80대를 동원, 8시간20분만인 이날 오후 2시35분 불을 완전 진화했다.

화재 직후 지하주차장에서 시작된 검은 연기가 아파트 단지 전체를 뒤덮어 입주민 103명은 옥상 등으로 자력 대피했고, 130여명의 주민이 소방대원에 구조됐다.

이 사고로 영유아를 포함한 20여명의 입주민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또 불이 난 차량 주변으로 불이 옮겨 붙어 차량 70여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총 14개 동에 1581가구가 거주 중인 대단지 아파트다. 그러나 이날 화재로 아파트 일부 동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입주민들은 청라1·2동 행정복지센터와 대한적십자사 서북지사, 인근 교회 등에 긴급 마련된 임시대피 시설에서 밤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소방본부와 경찰당국은 CCTV 영상 분석과 현장 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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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