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곰팡내 민원 수원서 100여 건 발생
"인체에 무해…끓여 이용하면 냄새 제거돼"
지속적인 폭염으로 수도권 식수를 책임지는 팔당호에 녹조가 발생하면서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녹조로 인한 식수 비상에 따라 경기도를 비롯한 지자체에서는 대응 강화에 나섰다.
한강유역환경청은 22일 팔당호 댐앞 지점의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녹조는 한 달 이상의 지속적인 폭염과 높은 수온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정수장에서 조류독소가 검출되지 않아 먹는 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라는 게 한강유역환경청의 설명이다.
조류경보는 2주 연속 유해 남조류가 ▲1000cell/㎖ 이상이면 '관심' ▲1만cell/㎖ 이상이면 '경계' ▲100만cell/㎖ 이상이면 '대발생' 등으로 나눠 발령된다.
팔당호 녹조가 올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12일로, 팔당호 댐 앞에서 채수한 물을 분석한 결과 유해남조류 세포 수가 8236cell/㎖이었다. 지난 19일 채수한 댐 앞 물에서는 유해남조류가 9651cell/㎖으로 증가했다.
팔당호 댐 앞 지점에서 8000cell/㎖ 이상의 유해남조류가 확인된 것은 지난 2015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10년 동안 1000cell/㎖ 이상 측정된 경우를 보면 ▲2014년 8월 3229cell/㎖, 7월 1163cell/㎖ ▲2015년 8월 8341cell/㎖, 9월 1712cell/㎖, 10월 1344cell/㎖ ▲2019년 7월 1187cell/㎖ ▲2021년 8월 1319cell/㎖ 등이다.
녹조는 강이나 호수에 남조류의 과다 성장으로 물의 색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오염물질이 강이나 호수로 흘러들어 영양물질이 풍부한 부영양화가 발생하고, 강한 햇빛·높아진 수온·물순환 정체 등으로 남조류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발생한다.
일부 남조류는 미량의 냄새물질과 독소(마이크로시스틴, 아나톡신, 삭시톡신 등)를 생성해 수돗물의 맛을 떨어트리고 흙냄새나 곰팡이 냄새 등 불쾌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로 경기도 곳곳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돗물 맛이 이상하다", "흙 냄새가 난다"는 글이 올라왔고, 수원시상수도사업소에는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100여 건의 민원이 접수된 상태다.
수원지역의 경우 팔당호 원수를 쓰는 파장정수장과 광교정수장 사용 지역에서 민원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최근 지속되는 폭염으로 상수원수인 팔당호 수온으로 녹조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수돗물 관련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파장저수지 물을 혼합·희석한 뒤 정수 작업을 거쳐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흙·곰팡이 냄새가 발생하더라도 인체에는 무해하며, 기온이 떨어지면 냄새는 자연적으로 사라질 것"이라며 "수돗물 사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며, 신속하게 냄새를 잡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불편하시더라도 수돗물을 끓여 이용하시면 냄새가 제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도는 팔당호 녹조 예방을 위해 지난 6월부터 팔당호 상류지역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다.
특별점검 대상지역은 팔당호 상류지역 가평군·광주시·남양주시·양평군·여주시·용인시·이천시 등 7개 시군이다. 도는 7개 시군과 함께 폐수 배출업소, 개인 하수처리시설, 가축 분뇨 배출시설 등을 집중 단속한다.
또 비점오염저감시설과 공공 처리시설을 점검하고, 주요 하천 순찰을 통해 유해 수초 제거, 팔당호 유입지천·수변지역 쓰레기 수거, 오염행위 단속 등 녹조 발생을 저지하기 위한 예방책을 추진한다. 선박을 활용해 녹조 발생 지역을 파악하고 수질오염원 관리 강화, 정수장 정수처리 공정도 강화한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조류차단막 설치와 녹조제거선 투입 등의 조치와 함께 하수와 폐수 처리시설에 대한 특별점검과 정수장 점검 등도 병행하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조류에 총력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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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