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아이에 결혼 서약 요구한 40대…대법서 유죄 확정

10살 여아에 성적 수치심 드는 메시지 보낸 혐의
1심 아동학대 혐의만 유죄 판단…"지속·반복 안돼"
2심 성착취 목적 대화 인정…"성적 혐오감 일으켜"
대법,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한 원심 확정

온라인에서 만나 10살 여자 아이에게 결혼 서약을 요구하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은 이날 오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 목적 대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만난 10살 B양에게 뽀뽀하는 사진을 요구하거나 엄마 몰래 결혼서약서를 자필로 작성하라고 요구하는 등 총 45회에 걸쳐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아동학대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지만 성착취 목적 대화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란 그와 같은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했을 때 아동·청소년에게 성교 행위 등을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것에 비견될 정도로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성 가치관 형성과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성교 행위 등을 비롯한 각종의 성행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이러한 성행위를 직접 연상하게 하는 성적 묘사를 하지는 않았다"며 "피고인이 16세 미만인 피해자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성교 행위 등을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에 비견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는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성적 도의관념에 비춰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대화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