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서 촉법소년 매달 30명 송치…성폭력범은 매년 늘어

충북에서 매달 30명 이상의 촉법소년이 법원 소년부로 송치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범죄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촉법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 소년부로 송치된 촉법소년은 지난 8월까지 24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달 평균 30.8명 수준이다.



촉법소년이란 범죄를 저지른 10~13세 청소년을 뜻한다. 14세 미만의 경우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해 형사처벌이 아닌 사회봉사나 소년원 송치 등의 처분을 받는다.

지난 5일 청주시 일대에서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이 잠기지 않은 차량 2대를 훔쳐 십수㎞를 몰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3월에는 청주시 일대를 돌며 상습적으로 오토바이 등을 훔친 10대 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중 1명은 촉법소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에서는 최근 3년(2021~2023)간 촉법소년 1501명이 송치됐다. 매달 평균 41.6명, 하루 1.36명 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371명, 2022년 615명, 2023년 515명이다. 2022년엔 지난해 대비 65% 폭등했다가 최근 들어 감소했다.

통계보다 실제 발생한 촉법소년 범죄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 입건조차 되지 않거나, 입건 돼도 훈방 조치되는 경우가 성인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청주 일선 지구대 관계자는 "확인된 통계보다 실제 촉법소년 범죄는 더 비일비재 할 것"이라며 "성인에 비해 교화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사회적 잣대가 더 관대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 등이 진행돼야 수사가 이어지는데 피혐의자가 촉법소년인 것을 알면 '어린 나이에 그럴 수도 있다'며 조사를 거부하는 상황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범죄유형별로 보면 성폭력(강간, 강제추행) 범죄가 매년 늘고 있다. 2021년 송치된 촉법소년은 20명이었다가 2022년 23명, 지난해는 36명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18건이다.

촉법소년 성폭력 범죄는 가정 밖 청소년들이 모이는 '가출 팸'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가출 팸에선 그곳을 떠나면 갈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범행을 당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쉽지 않다.

청주 TWCA 여성종합상담소 관계자는 "단순한 통계보다 왜 범죄가 일어났는지 그 원인에 집중해야 한다"며 "가출 팸이 어떻게, 왜 형성되는지 사회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충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현재 도내에서 42명의 학교 전담 경찰관(SPO)을 운영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범죄 예방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촉법소년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선도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해 촉법소년 범죄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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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