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라고 부르며 따르던 70대 동거남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재욱)는 25일 오후 살인 및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0대)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과 10년간의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유지했다.
앞서 검찰은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A씨 측은 1심의 형이 너무 무겁고 전자장치 부착명령 부당 등을 이유로 각각 항소를 제기했다.
A씨 측은 또 1심에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이라는 점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에서는 A씨가 범행 직전 상황에 대해서 상세히 기억하고 진술하고 있으며, 자신의 행동의 태양과 의미, 피해자의 상태 등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심신장애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기록을 면밀히 살펴봐도 이같은 원심 판단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심은 여러 제반 사정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 항소심에 들어서 새로 반영해야 할 양형 사유가 있거나 변경될 사정은 없다"면서 "A씨에 대한 성인 범죄자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 재범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평가됐다. 또 조현병 및 분노조절장애 등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었다. 따라서 추후 외부 환경에 노출됨에 따라 분노나 적개심이 일어날 경우 또다시 충동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한 원심의 판단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10일 오후 부산 영도구의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던 B(70대)씨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흉기로 B씨의 시신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2022년 4월 부산의 한 정신병원에서 처음 만나 알게 됐다. 당시 A씨는 분노조절장애 치료를 위해 입원했었고, B씨는 알콜의존증후군으로 입원 중이었다. 이듬해 1월 병원에서 퇴원한 A씨는 함께 살자는 B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B씨의 집에서 동거하기 시작했다.
A씨는 B씨와 함께 살기 시작한 초반 한 달 동안 B씨로부터 성행위를 요구받았다. 실제 B씨는 유사한 수법으로 청소년에 대한 유사강간 행위로 처벌받는 등 다수의 성범죄 처벌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B씨로부터 '술을 사달라'거나 '밥을 만들어달라'는 등 심부름과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었다.
이후 A씨와 B씨는 서로 상대방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수차례 112에 신고했지만, 신고 이후에는 매번 화해하고 계속 함께 살았다. 두 사람은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모아 사실상의 경제공동체로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 6월 A씨에게 징역 15년 선고와 함께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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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