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검사 조작 혐의' 에스코넥 직원 구속…다른 1명은 기각

기각 사유엔 "주요 증거 수집, 도망 우려 적어"

대규모 사망 화재 사고를 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의 '군납비리' 의혹 관련 책임자 1명이 구속됐다.

16일 수원지법 송백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아리셀 모기업 에스코넥 전 직원 A씨와 아리셀 직원 B씨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A씨에게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송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B씨에 대해서는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주요 증거가 수집됐다"며 "현재 병원에 입원해 휠체어로 거동 중이라 도망 우려가 적은 점 등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 내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A씨 등은 에스코넥과 아리셀이 수년간 국방기술품질원 검사자가 미리 선정해 봉인한 '샘플 시료전지'를 관계자들이 별도 제작한 '수검용 전지'로 몰래 바꿔 통과한 군납비리 의혹 관련 품질검사 조작을 사실상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7~2018년 벌어진 군납비리 의혹 당시 전지 납품 관련 부서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역시 2021년 이뤄진 군납비리에 관여한 전지 납품 부서 관리자로 전해졌다.

에스코넥은 2017~2018년부터 82억원 상당의 전지를, 아리셀은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47억원 상당의 전지를 군에 납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조작 행위는 지난 4월 국기원 검사자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CCTV에는 아리셀 관계자들이 전지를 바꿔치기 하는 모습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31명 사상자를 낸 6월24일 아리셀 화재 이후 진행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아리셀 군납비리 사건이 대대적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화재 사고 관련자를 송치한 뒤 에스코넥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군납비리 사건 관련 수사에 집중해 왔다.

이후 사건 중요 책임자라고 판단된 에스코넥 관계자 2명과 아리셀 관계자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이날 A씨 등과 같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던 전 에스코넥 관리자급 직원 1명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아리셀 화재는 지난 6월24일 오전 10시31분께 공장 3동 2층에서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장이었다. 이 불로 2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6명이 경상을 입었다.

화재 사고 관련 먼저 기소된 박순관 대표(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와 박중언 본부장을 비롯한 아리셀 관계자(업무상과실치사상), 인력업체 메이셀 관계자(파견법 위반) 등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2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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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