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북한군 러 파병 공식확인…"목적은 더 지켜봐야"

오스틴 국방장관 "매우 심각…인도태평양도 영향"
美정보당국, 위성사진 등 파병 증거 공개 예정
러시아 훈련시설 등 분산…우크라 투입은 아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각) "북한 군대가 러시아로 이동했다는 증거를 보고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우리 분석가들이 계속 이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확인됐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했다는 한국, 우크라이나 정부의 주장에도 미국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병력이 파병됐는지, 파병될 예정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서인지도 단정하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은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북한군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들이 공동 교전국이라면, 그들의 의도가 러시아를 대신해 이 전장에 참가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매우,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는 유럽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북한이 이번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오스틴 장관은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해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북한 병력이 러시아 동부 연안 블라디보스토크의 훈련 지역, 또는 다른 러시아 지역으로 이동한 것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 등을 추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현재까지 약 2500명의 북한 병력이 러시아로 파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들 중 아직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병력은 없다고 보고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초부터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위해 최소 1만명의 병력을 러시아 쿠르스크주로 보낼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쿠르스크주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급습해 접경지 일부 지역을 점령한 러시아 영토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지난 18일 북한이 1차로 1500명을 러시아에 보냈으며, 향후 1만명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계획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현재 추가적으로 1500여 명이 더 파견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러시아로 이동된 규모는 총 3000여 명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2월 약 1만여명 파병을 진행할 예정이며, 북한은 파병 대가로 1인당 월 2000달러를 받고 있다는 것이 국정원의 판단이다.

NYT는 "북한과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를 분수령으로 부른다"며 "김정은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정학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북한은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강대국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만한 자산을 지니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장기적 목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거리를 늘려 미국 도시를 직접 타격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는 전문가들과 미 정보요원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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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