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정치인을 근절 해달라"
"안민석 거짓말 낱낱이 밝히려고 이자리 섰다"
"국민 선동·모독 거짓뉴스 퍼트린 것 처벌해야"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에 나와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정치인이 근절되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최씨는 5일 수원지법 형사19단독 설일영 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의원의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혐의 공판기일에서 "가짜 뉴스로 온 나라를 뒤집은 안민석의 거짓말을 낱낱이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한 최씨는 검은 옷에 하얀색 마스크를 하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중간에 휠체어로 자리를 바꿔 앉기도 하며 증인신문에 임했다.
최씨는 안 전 의원이 한 발언 등을 토대로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묻는 검사의 질문에 "(안민석이) 국민을 선동한 것이다. 제가 왜 이런 누명을 써야 하냐"며 대부분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변호인 반대신문에서는 "답변하지 않겠다" "근거도 없는 얘기"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회사 대표자에 최씨의 이름이 있거나 최씨와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회사(페이퍼컴퍼니 등)를 알거나 운영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변호인에게 "사건과 관계없다. 답변하지 않겠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식으로 답했다.
그럼에도 변호사가 거듭 질문을 이어가자 "국정농단 검사냐" "그런 의혹 제기는 왜 하냐. 페이퍼 컴퍼니 만든 적 없다" "다른 의혹 제기하지 마라"고 날카롭게 반응했다.
재판부가 "질문을 잘 듣고 얘기하라"고 한차례 진정시켰음에도 "잘못하면 또 허위 보도가 나간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최씨는 또 "정부가 차세대 전투기로 록히드마틴사의 전투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증인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그렇게 의혹 제기하면 변호인도 (명예훼손으로) 걸 것"이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답변 과정에서 최씨는 안 전 의원을 향해 "왜 웃냐"며 지적하기도 했다.
흥분 상태로 답변을 이어가던 최씨는 재판장에게 휴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10여분간 휴식 후 재개된 증인신문에서도 최씨는 거듭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해외 페이퍼 컴퍼니로 특검이나 서울중앙지검 조사를 받은 적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계좌가 있어야 조사를 받지 않겠냐. 하나라도 대보라"며 맞받아쳤다.
이어 변호인이 독일의 한 언론에서 "독일 검찰이 2016년 최씨 등의 자금세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내용을 제시하자 "수사받은 적도 없고 (언론사도) 찌라시 같은 곳"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대부분 모른다고 증언거부를 하는데 당시 국민이나 양심에 부끄러운 점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안민석이 날조한 것이다. 법에 따라 한 건데 왜 날조된 것에 대해 답변해야 하냐"고 언성을 높였다.
증인신문이 모두 마무리된 뒤 최씨는 준비해 온 편지를 꺼내 읽기도 했다.
그는 "안민석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못하면서 은닉재산이 몇백조라고 국민들을 선동해왔다"며 "국민을 모독하고 거짓 뉴스를 퍼트린 것에 대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안 전 의원은 독일 검찰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2016년 12월 언론사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최순실의 독일 은닉 재산이 수조원이다. 자금세탁에 이용된 독일 페이퍼 컴퍼니가 수백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독일 검찰로부터 확인했다"고 발언해 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외국 방산업체에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최순실씨가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회장을 만나 무기 계약을 몰아줬다" "스위스 비밀계좌에 입금된 국내기업의 돈이 최순실씨와 연관돼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 전 의원 측은 첫 공판에서 "발언 내용을 보면 피해자의 사적 영역에 대해 악의적 표현한 것은 하나도 없으며 전 국민적인 관심 대상이었던 은닉재산에 대한 국민적 확인 열망을 대변한 것이지 명예훼손의 고의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 안 전 의원 측에서 신청한 주진우 기자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2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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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