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지키겠다는 류희림 방심위원장…실·국·팀장 줄사퇴

류희림 방심위원장, 국회예산 삭감에 "직원 처우 최선"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예산 삭감과 일부 간부들의 보직 사퇴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31일 류 위원장은 "많은 의견과 우려가 있는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직원 여러분께서 예산 삭감과 관련해 느끼셨을 불안과 우려를 깊이 이해한다. 여러분의 업무 환경과 처우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달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심위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방심위 지원금 36억9600만원이 삭감됐으며, 류 위원장의 연봉도 삭감됐다. 위원장·부위원장 등의 연봉 삭감으로 얻게 된 2억4000만원을 방심위 직원의 처우 개선에 사용하기로 했다. 과방위는 "방심위는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에 앞장서서 편파적 심의를 해왔고, 류희림 위원장의 날치기 연임, 극우 성향 선방위원 임명 등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36억9600만원을 감액한다"고 밝혔다.

류 위원장은 내년도 예산 삭감을 촉발시켜놓고 그 부담을 방심위 직원들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날 방심위의 주요 실·국장 6명이 보직 사퇴서를 냈다. 이들은 '위원장의 연봉을 삭감해 직원 처우개선에 쓰라'는 국회의 지적을 류 위원장이 따르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보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역사무소장 5명 전원과 사무처 팀장 27명 중 17명도 이날 방심위에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류 위원장은 "국회의 예산 삭감안과 관련해 국회 과방위에서 부대의견으로 제기한 위원장 연봉 삭감 내용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부대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원회와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방향성 자체는 존중하며 이에 동의한다. 이를 위해 위원장 업무추진비 등 6600만원 삭감을 이미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차년도 연봉 동결 및 삭감과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위원회 취약계층에게 돌아 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언급한 바도 있다"고 했다.

류 위원장은 "구체적인 방식과 금액은 실무진들과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다만, 아직 위촉되지 않은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의 연봉은 위원장의 권한 범위 밖에 있는 사안이므로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추후 위촉되는 위원들에게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방심위는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기관임에도 외부의 일부 정치적 주장과 연결된 인상이 비춰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회 및 정부 예산 당국은 이른 시일 내 추경이나 기금운용 변경을 통해 위원회가 본연의 심의 기능을 수행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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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