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 부과' 예고
멕시코 페소, 1.1% 하락…캐나다 달러 0.9% 떨어져
백악관으로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캐나다와 멕시코를 향해 재차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 중 받은 취재진 질문에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 (관세를) 25%로 생각하고 있다"며 "(시점은) 각각 2월 1일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멕시코와 캐나다가 미국으로의 마약 반입과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취임 첫날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날 발언은 부과 시점이 약 2주 유예됐을 뿐 '관세 폭탄' 위협을 사실상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멕시코 페소화는 미국 달러 대비 1.1% 하락해 약세를 보였고, 캐나다 달러도 아시아 증시 개장 이후 0.9% 하락했다고 FT는 설명했다.
앞서 해당 통화들의 가치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세부적인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하지 않자 미국 달러 대비 1.1% 이상 올랐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수 시간 후 구체적 관세 부과 정도와 시점을 말하자, 상승 폭을 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최대 1.3% 하락했던 미국 달러화 가치도 0.9%로 낙폭을 줄였다.
반면 유로화는 이날 아시아 태평양 거래일 초반 달러화 대비 약 0.5% 하락해 1.04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전날 0.8% 상승한 이후 이날 0.3% 하락해 1.23달러에 거래됐다고 FT는 부연했다.
이 같은 변동성이 트럼프 대통령 집권 기간 이른바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글로벌 자산운용그룹 얼라이언스번스틴의 경제학자 에릭 위노그라드는 "이런 종류의 변동성이 새로운 표준"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우리가 익숙해진 것보다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과정 지향적일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FT도 "이번 가격 변동은 투자자들이 이번 주에 일어날 격변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표적 정책들을 폐기하고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무기화하는 보호무역주의 의제를 시행하려는 계획에 따라 통화 시장에서 격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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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