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통계상 2022년 대비 3년새 2배 이상 늘어
법인 회생 접수도 2020년 20건→2024년 55건
'불황 도미노' 개인회생도 작년 6043건, 증가세
광주지법에 지난해 파산 절차를 신청한 법인이 66곳으로 집계되며 최근 5년새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의 법정 관리(회생) 신청과 개인 도산 사건도 증가세가 두드러져 지역 경제에 들어닥친 불황을 체감케 했다.
20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동안 광주지법에 접수된 지역 기업의 법인 파산 사건은 66건이다. 이는 2020년 이후 최근 5년 새 최대치다. 3년 전인 2022년 법인파산 접수 건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났다.
최근 5년새 광주지법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은 2020년 37건, 2021년 29건, 2022년 32건, 2023년 48건 등으로 해마다 오르락 내리락했지만 50건을 밑돌았다.
지난해 접수 법인 파산 사건 66건 중 현재까지 8건 만이 인용됐다. 나머지 58건은 취하(2건) 또는 기각(1건)되거나 심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지역에서 의존도가 높은 산업 중 하나인 건설업 불황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연말부터는 지역 중소건설사들이 줄줄이 법인 회생 절차에 돌입하고 있다. 실제 광주지법에 접수된 회생 합의(법인 회생) 사건은 2020년 20건에 불과했으나, ▲2021년 39건 ▲2022년 23건 ▲2023년 52건 ▲지난해 55건으로 2023년부터 증가세가 확연하다.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안팎으로 중견건설사로 꼽혔던 한국건설, 남양건설 등은 우여곡절 끝에 회생 절차가 시작됐지만, 협력하청업체 대금 지불 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시공능력 평가 243위인 송학건설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회생 절차가 폐지, 청산 수순을 밟았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며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고환율 여파로 지역 내 기업들이 연쇄 도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도산 위기는 지역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며 '도미노'처럼 가계 경제에도 악영향이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광주지법에 개인이 접수한 파산 사건은 1732건, 개인 회생 사건 6230건으로 잠정 파악됐다. 최근 5년간 매년 2000건 안팎 수준인 개인 파산 사건은 지난해 감소했지만 개인 회생은 2020년 4714건에서 2023년 6043건을 거쳐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 경제계 인사는 "지난해에 워낙 내수 소비가 얼어붙고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사 줄도산이 이어지며 체감 경기가 확연히 나빠졌다. 여기저기서 '돈줄이 말랐다', '경영이 버겁다'며 앓는 소리들이 나온다"며 "새해 들어서도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확실히 해소되지 않으면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쉽사리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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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사회부 / 박광용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