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한 가운데 그의 대리인단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포고령의 집행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회 측은 "포고령을 읽어보셨으면 한다"며 반박했다.

헌재는 21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 상태인 윤 대통령이 직접 변론에 출석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은 포고령 1호와 관련해 "자유민주주의 붕괴를 막기 위해 형식을 갖췄던 것이고 집행 의사가 없었다"며 "포고령 1호는 국회의 불법적 행동을 금지하고자 한 것이지 결코 정당한 것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직접 발언을 통해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과 관련한 쪽지를 최상목 당시 기재부 장관에게 줬다거나, 군사령관들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 없다고 말했다.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은 변론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의 책임과 관련된 부분은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얘기를 해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대리인단 소속 김진한 변호사는 "모처럼 변론장에 나온 피청구인이 국민들에게 끼친 걱정과 혼란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약속한 대통령으로서 했어야 할 가장 첫 번째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부분을 여러 가지 거짓말로 얼버무린 대통령이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런 대통령을 두고 있었던 우리 국민들이 서글프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발언했다.

같은 대리인단 소속 장순욱 변호사 역시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오늘 (구치소에) 돌아가셔서 포고령을 꺼내 들고 맨 앞에 나온 포고령 1항을 한번 읽어보셨으면 한다. 1항의 취지가 뭔지 봐달라"고 덧붙였다.

포고령 1호 1항은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위헌·위법 소지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장 변호사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지난 기일 대리인들이 비상계엄 선포의 가장 큰 이유라도 되는 양 전면 주장했는데 정작 오늘 피청구인 본인은 한 발짝 물러선 듯한 답변을 했다"며 "그동안 이 사태 터지고 본인이 나왔던 얘기 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