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뒷굽으로 허벅지 걷어차는 등 죄질 불량
금전요구에 응하지 않는 남자친구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한 여성에 대해 법원이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가해 여성은 상해·폭행과 협박으로 2차례 벌금형 처벌을 받았고, 남자친구에 대한 협박과 지인에 대한 별개의 상해행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기도 했다.
10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창원지법 제2민사부(재판장 홍득관)는 A씨가 헤어진 여자친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B씨는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와 B씨는 연인관계를 이어오던 중 금전관계로 다툰 뒤 2016년 헤어졌다.
A씨는 그 동안 B씨의 요구대로 B씨의 빚을 갚기 위해 수십 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건넸으나, B씨의 금전요구는 그침이 없었다.
그해 6월에는 경남 창원시의 한 대로변에서 만나 언쟁을 하던 도중 B씨가 A씨의 뺨을 수 차례 때렸다.
이외에도 여러 차례의 만남에서 B씨는 뺨을 때리고 구두 뒷굽으로 허벅지를 걷어차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
심지어 치매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A씨의 모친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참다못한 A씨가 B씨를 상해, 협박 등으로 고소해 B씨는 2차례에 걸쳐 각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A씨에 대한 3차례 협박행위와 지인 C씨에 대한 별개의 상해행위로 정식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기까지 했다.
A씨는 형사사건과는 별도로 치료비 35만원과 위자료 20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변호사 도움없이 진행한 1심에서 법원은 위자료 100만원만 인정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판결문에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결국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항소심을 진행했다.
공단측 신지식 변호사는 피해 정도에 비해 1심에서 인정한 위자료가 지나치게 적은 점을 집중 부각했다.
또한 가해자가 남성이고 피해자가 여성인 데이트 폭력 사건에서 법원이 고액의 위자료를 인정한 다수 사례를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폭행 등의 행위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됐고,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피해자 어머니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한 점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위자료 액수를 500만 원으로 증액하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소송을 대리한 공단측 신지식 변호사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해 데이트 폭력에 대한 형사처벌이 엄해질 뿐만 아니라 민사재판에서 인정되는 손해배상액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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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