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오늘 국무회의 주재…예비비 방향성 언급 할까?

300억원대 예비비 안건 상정 불발…안보 관련 추가 검토키로
'임시회의 통한 조속 처리' 원칙만 확인…文 메시지 관심 집중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15회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을 위한 1차 예비비 승인 안건이 보류된 가운데 안보 공백 해소를 위한 추가 방향성이 제시될 지 주목된다.



앞서 정부는 전날 오후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소요 예산에 대한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1차 예비비의 사전 검토 작업과 함께 국무회의 안건 상정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임시국무회의에서 다루기로 했다.

당초 이날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인수위 측에서 추산한 496억원의 예비비 가운데 국방부·합참 건물 이전 118억원을 제외한 300억원 내외의 예비비 단계적 승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인수위발 전망 보도가 쏟아진 것과는 다른 결과였다.

이는 청와대가 내세운 '안보 공백 우려 해소'라는 선행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윤 당선인과의 만찬에서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 측에서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이전 계획과 예산안을 새로 만들어오면 예비비 승인을 검토하겠다는 사실상 '조건부 합의'였다.

실무협의 단계에서는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따른 리모델링 비용(252억원), 대통령 경호처 이전 비용(99억9700만원), 대통령 관저로 사용할 기존 육군참모총장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 비용(25억원) 등 시급한 비용의 예비비 편성 방향에는 큰 문제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인수위측이 최소 310억원에서 최대 350억원대 안팎 지점에서 예비비 편성의 절충점을 찾아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를 단계적으로 승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으로 청와대와 현 정부에 요청한 액수는 처음부터 496억원"이라며 전액 편성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하지만 안보 공백 우려 해소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기능, 합참이 운용하는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 등 안보 관련 위기관리시스템 이전에 대한 세부 계획이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에도 110주년 김일성 생일(4월15일·태양절) 계기로 추가 도발 감행에 나설 수 있다는 점, 이달 예정된 합참 중심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원활한 수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시국무회의 개최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예비비를 처리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물리적 여건상 윤 당선인의 취임식 당일 용산 집무실에서의 집무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와 합참 연쇄 이전에 최소 6~8주 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수위 측이 내부적으로 정한 데드라인(3월25일)은 이미 일주일 가량 지났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예비비 편성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문 대통려은 지난달 22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안보에 조그마한 불안 요인도 있어선 안된다"며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 군 통수권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겠다"고 밝혀, 집무실 이전 구상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방부 청사 내 대통령 집무실 리모델링과 관저를 대신해 사용할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 비용 등 예비비 편성 수정 방향성을 언급할 경우 7~8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양절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는 4월 중순 이후 집무실 이전을 시작한다는 전제 조건으로 절충점을 찾을 경우 예비비 편성 처리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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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