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산관리인 "구속 압박", 검찰 "영장 초안도 안써"…법정 공방

"검사가 영장 친다해"→"변호인이 전달"
검찰 "영장 초안도 안 써…거짓말 한다"
조국·정경심 통화에 대해 "추측성 답변"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공판에서 전 자산관리인이 "검찰 조사에서 구속으로 압박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은 "영장 초안도 써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김정곤·장용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 부부의 25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구속 상태인 정 전 교수도 출석했다.

이날은 조 전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으로 알려진 김경록 전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 뱅커(PB)가 증인석에 섰다. 김 전 PB는 증거은닉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았고, 정 전 교수의 별건 공판에서도 증언한 적이 있다.

김 전 PB는 검찰의 '(정 전 교수의 별건) 법정에서 하드디스크를 제출하면 검찰이 조 전 장관 부부 의혹을 밝힐 것으로 생각하고 변호사와 상의해서 임의제출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체포되고 구속되는 것이 겁나서 제출했다"고 답했다.

이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치겠다. 나가서 변호사와 이야기하라고 들었다. 변호사가 휴게실에서 제대로 얘기하지 않으면 구속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하드디스크의 위치를 이야기했고 검찰이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치겠다'고 말했다는 것인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김 전 PB는 "변호인이 '영장이 책상에 있다'고 했다"며 "저는 그날 구속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영장 초안도 작성한 적이 없다고 재반박했다.

김 전 PB는 2020년 8월20일 정 전 교수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때와 유사한 취지로 답변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이 하드디스크 교체 지시(증거인멸 교사)의 공모자인지에 대한 신문 중 일부에는 기존 진술과 결이 다른 답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김 전 PB는 기존에 정 전 교수와 동양대로 내려가는 상황에 대해 '조 전 장관도 그 이유를 아는 것 같았다. 누구와 내려가는지, 어떻게 내려가는지만 궁금해야 하는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이날 "부끄러운 답변이었다. 추측해서 이야기하려다 보니 결국 그렇게 답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많은 부당함이 있었다. 감찰을 요구했다"고 했다. 이 진정 사건은 대검 감찰부가 들여다보고 있다.

또 '주거지 PC 중 하얀색 PC는 직전까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조 전 장관의 것이다. 더 보안에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도 이날 뒤집어 "중요한 물건이라고 말하면 그만 물을 것 같아서 추측·과장해서 말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임의제출한 하드디스크의 포렌식 참관에 대해서는 "(제 휴대폰 포렌식 소요 시간이 포함된 것인지는 몰라도) 3일이 걸린다고 수사관이 참관할 것인지 압박했다. 그래서 변호인과 상의해 참관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통화 시간, 관련자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조 전 장관이 정 전 교수와 통화하면서 자택 PC 하드디스크 교체와 동양대 PC 반출을 인지·공모한 것을 합리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 등의 26차 공판기일은 오는 24일 진행될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은 정 전 교수와 공모해 주거지 PC 하드디스크와 동양대 PC 반출을 김 전 PB에게 지시하는 방식으로 김 전 PB에게 타인의 형사사건의 증거 은닉을 교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 전 교수는 이 혐의를 대법에서 유죄로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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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