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지도 어둡지도 않은 그곳에서 영면을…" 성공일 소방교 영결식 엄수

 "보고싶다 공일아, 함께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

지난 6일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단독주택 화재현장에 출동해 인명을 구조하다 순직한 성공일(30) 소방교의 영결식이 9일 김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전북도청장으로 엄수됐다.



오전 10시 운구차량이 영결식장으로 들어서자 정복을 입고 도열한 소방관들이 거수경례로 고인을 맞이했다. 유족들이 오열하며 뒤따랐다. 유가족의 울음소리는 영결식장을 메운 장송곡보다 더 크게 울려 추모객들을 안타깝게 했다.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 보고로 시작해 1계급 특진 추서, 훈장 추서, 조전 낭독, 영결사가 이어졌다.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을 비롯해 김관영 전북도지사,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더불어민주당 박찬대·한병도·이원택·오영환 의원, 국민의힘 김웅 의원 등 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장례위원장인 김 지사는 "고 성공일 소방교는 임용된 지 1년도 안 된 소방관이었다.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에 고인은 다시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며 "그 마음에 고맙고,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 고인은 우리를 떠났지만 그를 기억하겠다"고 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슬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유가족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도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한 고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안전한 전북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고인과 동기인 이정환 소방사의 조사가 시작되자 유가족들은 통곡했다.




이 소방사는 "지난해 1월 광주소방학교 교육과정에서 처음 만났을 때 총명하고 열정적으로 교육에 임하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교육 중에 갔던 영광 불갑사에 핀 꽃을 다시 보자고 한 1년이 곧 다가오는데 이제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또 "동료로서 함께하지 못해, 지켜주지 못해, 외롭게 혼자 남겨둬서 미안하다. 왜 이런 모습으로 너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건지 너무 한스럽고 가슴이 메어온다"면서 "이제는 좋았던 기억과 아름다운 마음만 품고 이제는 뜨겁지도, 어둡지도 않은 지금 있는 그곳에서 영원한 평안을 누리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헌화가 진행되는 동안 유족들은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왜 내 새끼를 그곳에 혼자 들여보내 이런 일을 만드느냐"고 울부짖었다. 슬픔을 삼키던 동료들도 눈물을 터뜨리며 영정에 국화를 한송이씩 놓았다.

이날 고인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성공일 소방교는 6일 오후 8시33분 김제시 금산면의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다가 숨졌다.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곧장 화마 속으로 뛰어들었으나 불이 갑자기 치솟았고, 성 소방관과 집 안에 있던 70대 남성 모두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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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