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정순신 子 학폭' 현안질의…"청문회 필요" vs "조민도 소송 남발"

9일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 긴급현안질의
野 "서울대·민사고·반포고 자료제출 부실"
與 "한 케이스 악마화해서 정치적 공방만"

 여야는 9일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 학교 폭력 문제와 관련, 관계기관의 부실 대응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다만 서울대 등 대상 교육기관이 자료제출 및 사실관계 확인에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반복해 비협조적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 한만위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3.09.


민주당은 청문회 및 국정감사 가능성까지 언급했고, 국민의힘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언급하며 맞받아쳤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교육부와 서울대학교·민족사관고등학교·서울 반포고등학교 등을 대상으로 긴급현안질의를 열었다.

유기홍 교육위 위원장은 학교폭력 피해로 사망한 학생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학교폭력의 고통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치명적이고 '더 글로리' 주인공 동은의 온몸에 아로 새겨진 화상 자국처럼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의 동기인 정순신 변호사의 국수본부장 임명과 관련된 인사 참사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문제가 오늘 상임위 긴급현안질의로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야당 소속 위원들은 오전 내내 정씨의 서울대 입학 경로 등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교육위 전체회의 당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서울대에 정시로 입학했느냐 수시로 입학했느냐에 대해서 교육부 차관이 분명히 서울대 측에 파악해보겠단 말씀을 한 바 있다"며 "그런데 어제 야당 위원이, 서울대를 방문했었는데 어제까지도 서울대 총장은 어떤 보고도 받지 않았다라는 상식적으로 이해안 되는 답변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안민석 의원은 "서울대가 정군에게 감점을 줬는지 여부, 줬으면 몇 점을 줬는지. 이건 아마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자꾸 개인정보 문제로 숨기면, 개인정보를 지키는 게 중요하겠나. 아니면 서울대가 공정한 입시를 했다는, 그것을 입증하는 게 중요하겠나"라고 따져물었다.

정씨가 강제전학 조치로 이동한 서울 반포고등학교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반포고는 학교폭력심의기구에서 정씨의 학교폭력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정복 의원은 고은정 반포고 교장에게 "정씨의 대법원 판결을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고 교장은 자신이 부임하기 전에 정씨가 전입했기 때문에 해당 사건을 파악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이어 "학교는 전입하는 학생이 많다", "모른다"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을 집중 관리하면 낙인효과", "잘 아는 사람은 담임선생님"이라고 답해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질의 대상 기관에서 '모르겠다'는 답변을 반복하자 유 위원장은 "'오늘 이 회의만 넘기면 그냥 끝난다',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만약에 오늘 긴급현안질의에서 국민들이 궁금해 하시고 진실을 알고 싶어하시는 문제가 제대로 해소가 안 된다면 정식의결을 통해서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고 그리고 이 사안의 중요성으로 봐서 국정감사 때까지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정씨 사건에 대한 의혹 제기와 거리를 둔 채 학교폭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나 교육부나 강원도 교육청이나 모두 책임을 느껴야 할 대상이고 국민들께서 비판하면 피해갈 수 없다"며 "현재 학교폭력 대책의 제도적인 허점, 개선할 점이 크게 두 가지가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생활기록부 상 학교폭력 가해 기록 삭제, 가해자 징계 조치에 대한 실효성과 피해자 보호 문제 등을 언급하며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같은 당 정경희 의원도 "오전 내내 질의를 듣다 보니 한 케이스를 일반화해서, 악마화해서 정치적 공방만 벌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다만 오후에도 야당을 중심으로 정씨 사건이 계속 언급되며 서울대, 민사고, 반포고에 공격이 집중됐다.

서울대는 정씨가 입학 과정에서 감점 받은 범위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점, 민사고는 사건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가 미비했던 점, 반포고는 정씨의 학교폭력 기록 삭제 사유가 정당하지 못하다는 점 등으로 비판받았다.

문정복 의원은 "전부 '제공이 불가함을 양해드립니다'라고 한다"며 "이런 식의 자료를 보내는 것은 국민들을 모욕하는 행위다. 감출 것이 얼마나 많길래 이렇게 해서 보내냐"고 항의했다.

문 의원은 유 위원장에게 "오늘 현안질문이 끝난 뒤라도, 저희가 국정조사나 국정감사를 통해서 정식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야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유 위원장은 "자료제출의 미비나 이런 문제는, 관련규정을 따지고 또 필요하면, 이후에 청문회라든지 아니면 별도 의결절차를 통해서 자료 요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정 입학 혐의를 소환해 여야 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경희 의원은 "법 기술자가 집요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소송을 남발해서 정의를 지연시키는 사례"라며 조민씨의 부산대·고려대 입학 취소 관련 소송을 언급했다.

야당에서 "그거랑 무슨 상관이냐"는 항의가 나왔지만 "정 의원은 "국민 감정과 다르게 둘 다 입학이 취소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 위원장이 "지나친 부분은 서로 삼갔으면 좋겠다"며 "(조민씨 일은) 몇 년 전 사건이고 온 가족이 다 재판 받고 지금, 패가망신했다. (학폭으로) 피해자는 지금 자살을 시도하고 했던 그런 문제를 다루는데, 굳이 그걸 또 거기다가 그 두 집안을 비교하나"라고 질책했다.

그러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조민이 계속 SNS에 나오고 인터뷰하고 있지 않나. 저지른 그 당사자가 그렇게 조금도 뉘우침이 없다"며 "그러면 교육위에 관련된 발언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한편 예방 조치의 일환으로 대학들이 전형 과정에서 학폭과 관련된 감점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태규 의원은 "인성은 바닥인데 공부는 잘하고 머리는 뛰어나서 잘 나가고 출세하고 좋은 삶을 영위해 나간다면,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혹시라도 서울대가 일조하고 있다면, 도대체 교육은 뭐고, 대한민국 최고 대학인 서울대의 사회적 책임은 없는 것인가"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서울대) 총장님하고 보직 교수님들 다 모여서 한 번 고민하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입시전형에서 학교폭력의 경우에 정도가 굉장히 심한 경우에, 이런 경우에 현재의 감점 기준, 페널티의 기준을 더 높여서, 더 높일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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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