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인근주민 87% 찬성, 일반국민 77%보다 더 높아
생·농·공업용수 사용>홍수방지>수질개선 중점 둬야
환경단체 "설문조사 설계 왜곡돼 한쪽 치우친 결과"
가뭄 등 기후위기 대응에 4대강 보를 활용해야 한다는 국민 찬성 여론이 85%에 이른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 활용을 지지하는 비율은 보 인근 주민이 일반 국민보다 더 높았다.
환경단체들은 '왜곡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18~23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는 만 19세 이상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수계 인근 지역 주민 각 1000명씩 4000명과 일반 국민 1000명 등 총 5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p)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답한 인원은 총 4247명이었다. 전체의 84.9%에 해당한다.
보 인근 주민은 3473명이 찬성해 이들만 놓고 보면 찬성 비율은 86.8%였다. 일반 국민의 찬성 비율인 77.4%(774명)보다 훨씬 높았다.
보 활용에 찬성하는 수계별 인근 주민 비율은 낙동강 89.2%, 한강 88.4%, 영산강 86.6%, 금강 83.2%로 각각 집계됐다. 보 인근에서 농·어업 등을 하는 주민의 경우 찬성 비율이 약 93%에 달했다.
보 활용에 찬성한 인근 주민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분(중복응답)으로는 '생활용수나 농업·공업용수 공급'(81.3%)을 선택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일반 국민 역시 '생활용수나 농업·공업용수 공급'(75.9%)을 1순위로 꼽았다. '홍수로 인한 침수 피해 방지'(29.5%)가 뒤를 이었다.
반면 4대강 보 활용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국민(753명·15.1%) 중 절반 이상인 56.4%가 그 이유(중복응답)로 '강은 막히지 않고 자연적으로 흘러야 한다'를 들었다. 이 비율은 보 인근 주민(57.7%)이 일반 국민(51.5%)보다 더 높았다.
댐-보-하굿둑 연계운영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이 85.2%나 됐다. 보 인근 주민의 찬성 비율이 86.2%로 일반 국민(81.4%)보다 높았다.
수계별 인근 주민의 찬성 비율은 낙동강 89.7%, 영산강 87.3%,, 한강 85.3%, 금강 82.5%로 각각 집계됐다.
댐-보-하굿둑 연계운영 정책을 선호하는 이유(중복응답)로는 대체로 '가뭄, 홍수 등 물 위기상황에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를 반대하는 국민들이 꼽은 이유로는 '물길이 막혀 녹조가 발생할 것 같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전체 46.0%, 일반 국민 50.9%, 보 인근 주민 44.8%였다.
향후 하천시설 운영 시 중점을 둬야 하는 방향으로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56.7%가 '수질·생태와 수량을 균형 있게 중시하는 방향'을 지목했다. 이 답변은 일반 국민(52.1%)보다 보 인근 주민(57.8%)이 더 많았다.
신진수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댐-보-하굿둑 연계운영을 통해 4대강 보를 가뭄 등 물 위기 극복에 적극 활용함으로서 국민들이 안정적으로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는 17일 정책연구관리시스템(pris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의 조사 결과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설문조사 설계 자체가 왜곡됐다"며 "'가뭄 등 물 부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를 적극 활용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물었는데 마치 보를 통해 가뭄과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답변을 유도한, 한쪽에 치우친 결과"라고 꼬집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도 "환경부 장관이 나서서 가뭄에 4대강 보를 활용하자고 이야기하는데 잘못된 정보와 전제를 가지고 활용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면 국민들 입장에서 수조원이 들어간 사업의 구조물을 활용하길 바라는 건 당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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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