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살해 혐의' 무기수 김신혜 재심 재판 재개

공판준비기일 13개월만에 해남지원서 열려
김 씨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해 무죄받겠다"
보험금 노린 父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 확정
시민단체 "검찰, 김씨에 형집행정지 내려달라"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3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46) 씨의 재심재판을 위한 공판준비기일이 24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렸다.



김 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지법 해남지원 1호법정에서 제1형사부(지원장 박현수)심리로 진행됐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주요 쟁점과 입증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이다. 13개월 여 만에 재개되는 재판을 앞두고 열린 이날 준비기일에서는 새로운 증거와 증인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김 씨와 박준영 변호사는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심리적인 불안으로 재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나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되찾았다"면서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해 억울함을 밝혀 무죄를 선고 받겠다"고 말했다.

김 씨의 재심은 오는 6월 28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가진 뒤 본 재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명 '김신혜 사건'은 지난 2000년 3월 7일 김 씨의 아버지가 전남 완도의 한 버스 승강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큰딸 김 씨를 피의자로 체포했다.

수사기관은 김 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술에 수면제를 타 아버지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하려 사체를 유기했다고 봤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2000년 8월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며, 김 씨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2001년 3월 원심을 확정했다.

김 씨는 법정에서 줄곧 무죄를 호소했다. "동생이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 말에 대신 감옥에 가고자 거짓 자백을 했으며, 강압 수사를 당했다는 취지였다.

이후 김 씨는 대한변협 인권위 법률구조단 도움을 받아 지난 2015년 1월 재심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일부 강압수사와 압수조서 허위작성 등을 인정, 2018년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형 집행이 종료되지 않고 복역 중인 무기수로서 재심 개시를 확정받은 것은 김 씨가 처음이다.

김 씨의 재심은 항고 절차 등을 거쳐 2019년 3월 시작됐으나 변호인 교체와 국선변호인 선임 취소 등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열리지 못했다. 법원은 2021년 3월 한 차례, 2022년 4월 세 차례 공판기일을 열고 살인사건 담당 경찰관 등을 증인신문했다.

한편 최성동 김신혜재심청원시민연합 대표는 이날 해남지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친이 어떤 사유로 숨졌는지 그날의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며 "검찰은 재심이 열린 만큼 김 씨에 대해 형집행정지를 내려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이제라도 적법한 절차에 의해 재판이 시작됐으니 김 씨가 무죄를 받고 세상 밖으로 나와 진정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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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