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강서구 빌라왕' 배후 징역 13년 구형…"37명 삶 무너뜨려"

檢 "피해 규모 더욱 증가할 것"…엄벌 촉구
신씨 "제가 받아야 할 벌…죄 될 줄 몰랐다"

검찰이 대규모 전세사기 '강서구 빌라왕'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컨설팅 업자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동산컨설팅 업자 신모씨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전세사기는 청년과 서민의 전 재산을 노린 범죄로 그 피해가 수백 채에 달하고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37명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렸다. 피고인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신씨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자신의 업체에 명의를 빌려주는 바지 집주인, 이른바 '빌라왕'을 여러 명 두고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인 뒤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임대차와 매매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자기 자본 없이 빌라 등 매매대금을 충당하는 '무자본 갭투기' 수법으로, 이를 통해 신씨는 임차인 37명을 속여 보증금 80억30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신씨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공범으로 추정되는 무자본 갭투자자 김모씨와 가담 정도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신씨 측 변호인은 "김씨와 리베이트를 나누기로 한 부분은 모두 인정한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가미돼 결과적으로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을 받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범행에 대해서 기망 행위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신씨 측은 "깡통전세가 그 자체로 위험성이 있지만 발생하는 것은 여러 외부 요인들이 있고 이전에도 이런 방식의 갭 투자가 있었던 것은 나왔었다"며, "피해자 진술 중에서는 (빌라 매수자와 전세 세입자를 동시에 구하는) 동시진행 부분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는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전체 계획을 세우고 (범행을) 한 것은 아니기에 책임을 지면 안된다"며 "피고인의 행위 중 기망행위가 없는 것이 있는지 명확하게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최후 진술에서 신씨는 "거짓말은 아니었다. 정말 죄가 될 줄 몰랐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 믿고 싶었지만 현실을 일부러 외면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경솔함으로 너무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두렵지만 제가 받아야 할 벌"이라며 "전 재산을 팔아 피해를 보상하고 싶지만 죗값을 받고 나면 경매 등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신씨에 대한 선고는 내달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