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최종 안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이견 보여
"감축 인력 '노사 합의 재산정' 문구 작성하기로"
"상당히 진정된 안" 평가…"파업 시 성과급 타격도"
2030 'MZ노조'도 파업에 부정적…노노갈등 심화
서울교통공사의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경고 파업 불참을 결정하면서 파업 동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소속인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통합노조)는 "전날 최종 교섭이 결렬된 이후 긴급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에 불참하기로 했다. 정상 업무를 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구성된 공사 연합교섭단은 전날 사측과 최종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가장 큰 쟁점인 인력 감축안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가운데 실무교섭 과정에서 노조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와 공사는 당초 만성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인력 383명을 감축하고,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2212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최종안으로 올해 383명이 아닌 111명을 감축하겠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향후 1500명에 대한 인력 감축은 노사 합의를 통해 실행하겠다고 제안했다.
통합노조는 공사가 제시한 최종안을 수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노총 소속인 서울교통공사노조(공사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 입장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올해 하반기 인력 771명을 채용해달라고 요구했고, 공사는 원래 388명을 채용하겠다고 했으나 어제 660명을 뽑겠다고 제안했다"며 "결과적으로 111명은 구조조정되니까 민주노총 측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6년까지 남은 1500여명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 하에 인력 재산정에 들어가겠다는 문구를 작성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진전된 안이었다"고 말했다.
사측에서는 안전요원으로만 272명의 추가 증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통상임금을 기본급화시키는 과정에서 부족한 재원인 약 170억원을 서울시가 지원하기로 했다.
통합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들어갈 경우 평가등급을 낮게 받아 성과급에도 굉장히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또 공사에서 협상 내용을 모든 직원에게 공개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협상이 결렬된 후 이메일로 알렸다. 이렇게 되면 파업 명분이 없어지게 돼 불참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통합노조가 파업 직전에 불참을 선언한데 이어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도 지속적으로 파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노노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양대노조 조합원 수는 공사노조가 1만여명, 통합노조가 2800여명이다. 20~30대 'MZ세대' 주축인 올바른노조는 2000여명으로,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없어 파업에 참여할 수 없다.
올바른노조는 전날 서울시청 앞에서 단체행동 집회를 열고, 공사의 정상화를 위해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사측의 인력감축안에 사실상 동의했다. 다만 신규 채용은 중단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정치적인 이유로 무기계약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한 것이 기존 직원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돌아오고, 반복되는 파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지하철 파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공사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파업 참여 규모가 줄어들어 투쟁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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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