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대피시키고 먼저 하늘로 간 20대 소방관…눈물의 조문행렬

고 임성철 소방장, 지난 1일 화재 현장서 순직
윤석열 대통령, 1계급 특진·옥조근정훈장 추서
제주도, 오는 5일 한라체육관서 제주도장 엄수

시민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다가 순직한 제주소방안전본부 소속 고(故) 임성철(29) 소방장의 빈소가 마련된 제주 시내 장례식장에는 2일 고인을 추모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솔선수범하던 20대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이었기에 동료들과 시민들의 탄식은 더욱 깊었다. 빈소에 들어서던 동료들은 고인의 영정을 황망히 바라보며 울음을 터뜨렸다.

앞서 임 소방장은 지난 1일 0시49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소재 감귤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중 외벽 처마가 붕괴되면서 잔해에 다쳐 숨을 거뒀다.



주택에 있는 80대 노부부를 침착히 대피시킨 후 불길을 잡으려 뛰어들었다가 화를 당했다.


대학에서 응급구조를 전공한 임 소방장은 5년 전인 2019년 경남 창원에서 첫 소방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21년부터 고향인 제주도에서 근무를 해왔다. 그는 화재와 구급 현장에서 망설이지 않는 헌신적인 소방관이었다.

소식이 전해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1계급 특진(소방장)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윤 대통령은 유족에게 조전를 통해 "큰 슬픔에 잠겨 있을 유가족과 동료를 잃은 소방관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장례가 촉망되는 젊은 소방관을 화마에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면서 "불길이 덮친 화재 현장의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고인의 헌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임현우 대통령실 재난안전팀장은 사고 당일 대통령실을 대표해 임 소방장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임 팀장은 유가족을 위로하며 대통령 조전을 전하고 특진 계급장과 훈장도 영전에 전수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하늘의 별이 되신 故 임성철 소방장의 명복을 기원한다"면서 "도민 안전을 위해 거대한 화마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임무를 소화하고자 나섰던 고인의 용기와 헌신,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제주도는 오는 5일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서 고인의 영결식을 제주도장으로 거행할 예정이다. 이후 임 소방장은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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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