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후 자신을 신고한 사람을 찾아가 보복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7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보복살인 등) 위반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70대)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을 유지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 8일 오후 8시 36분께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B(50대)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을 말리던 C씨에게도 얼굴과 복부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측은 양형부당과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수차례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을 본 C씨가 이를 제지하기 위해 달려와 A씨를 뒤에서 붙잡고 손에서 흉기를 빼앗으려고 했다. A씨는 C씨를 뿌리치며 흉기로 C씨의 얼굴과 옆구리, 복부를 찔렀다. 증거로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의하면 살인미수 등과 관련해 A씨의 살인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A씨는 항소심에 이르기까지도 이 사건 범행을 피해자들 탓으로 돌리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아무런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A씨는 2019년 9월 부산지법에서 특수상해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복역했고, B씨의 거짓 신고로 인해 누명을 썼다고 생각한 A씨는 출소 이후 복수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소 이후 A씨는 2021년 8월부터 총 17차례에 걸쳐 B씨에게 편지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했고, 범행 당일 A씨는 자수하라는 자신의 요구를 거절한 B씨를 흉기로 찔러 무참히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A씨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폭행과 상해를 일삼았고, 총 26차례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 9월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이와 함께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