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검사 탄핵심판 개시…"비위 문제" vs "탄핵대상 아냐"

재판부 "청구인 측 증명 부족…일시, 장소 등 없어"
다음 달 26일 추가 준비기일 진행…청구인 측 요청

민간인 전과조회, 자녀 위장전입 등 개인비리 혐의로 탄핵안이 소추된 이정섭 대전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됐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오후 2시부터 소심판정에서 '2023헌나4 검사(이정섭) 탄핵' 사건의 변론준비기일을 개시했다. 변론준비기일은 문형배 헌법재판관과 정정미 헌법재판관이 진행했다.



변론준비기일은 변론에 있어서 양쪽 당사자의 주장 내용이나 증거 관계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심리계획을 수립하는 절차로, 본격적인 변론의 사전 단계에 해당한다.

이날 청구인 측에서는 법무법인 율립의 김유정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피청구인 측에서는 법무법인 율촌의 김경수 변호사, 서용석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청구인 측은 이 검사가 각종 비위행위를 저지른 만큼 탄핵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유정 변호사는 변론준비기일 전 기자들과 만나 "이정섭 검사에 대해서 각종 비위 행위들이 문제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불법으로 일반인의 전과를 조회했다거나, 아니면 리조트를 부당하게 편의 제공 받았다거나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상 공무원들 책임, 공무원법상의 공무원들이 해야 되는 의무들, 성실 의무라든가 청렴 의무, 비밀누설금지 이런 식의 의무를 위반한 부분이 문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청구인 측에서는 검사는 탄핵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각하 주장)과 소추된 탄핵안이 헌법과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기각 주장)을 내세웠다.

피청구인 측 김형욱 변호사는 "헌법은 대통령, 국무위원, 법관 등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반면 '검사'는 규정하지 않았다"며 "검사에 대한 탄핵심판청구는 법령상·입법 연혁상 명백히 불가해 각하 처분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가 근거로 삼는 검찰청법 제37조는 1949년 입법 후 현재까지 동일한 형태로, 이는 검사가 탄핵이나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않는다는 신분보장 규정에 불과하다"며 "검사를 탄핵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피청구인 측은 설령 탄핵 대상이 된다고 해도 이 검사의 비위 행위가 직무관련성이 없고, 탄핵소추 절차가 헌법과 법률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청구인 측의 준비 미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문형배 재판관은 "입증하려는 사실관계가 특정돼야 피청구인 측과 대조가 가능한데 소추의결서를 보면 일시, 장소, 행위가 없는 것도 있다. 계속 되풀이되는 것도 있다"며 "그렇게 하면 진행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구인 측 의결서를 읽어보면 소추사유에 형법 위반, 공무원법 위반 등 8개를 정리했다. 하지만 먼저 사실관계를 밝히고, 그것이 어느 조항에 위반된다고 밝히는 것이 변론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가능하다면 개별적 사실관계, 소추사유별 직무관련성 및 헌법·법률위반 순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정정미 재판관도 "청구인 측에서 12가지 정도 자료는 낸 것이 있는데, 모두 기사 내용이어서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며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꼭 필요한 예외적인 사정을 제외하고는 준비절차에서 제출된 것 외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재판관은 "소추가 된 지 꽤 시간이 지났다. 물론 (변호인단) 선임이 늦어진 것도 고려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늦게되는 측면이 있다고 보인다"며 "가급적 절차가 신속히 진행돼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검사에 대한 향후 준비기일은 이달 26일 오후 2시로 결정됐다.

당초 재판부에서는 19일 오후 2시를 제안했다. 피청구인 측에서도 '가급적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청구인 측에서 '사건 파악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정을 늦춰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에 따라 향후 준비기일은 이달 26일로 결정됐다.

한편 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180명 중 가결 174명, 부결 3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통과됐다.

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에는 헌법 제7조 및 제27조 위반, 국가공무원법 등 공직자로서의 의무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등의 내용이 기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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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