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날 '서남권 대개조' 구상서 밝혀
"주민의견 청취 없이 일방적 발표는 유감"
서울시 "국토부 최종 결정…주민의견 반영"
서울 양천구는 28일 서울시가 김포공항 국제선 노선 확대를 추진하는 데 대해 "대형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증가하면 소음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이 보게 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하고 서남권을 시작으로 서울 대개조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국제 비즈니스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보고,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으로 2000㎞ 이내로 제한된 김포공항 국제선 전세편 운영규정을 3000㎞까지 확대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규정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김포공항에 도심항공교통(UAM) 수직이착륙장을 조성하고, 김포공항 명칭은 '서울김포공항'으로 바꿔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오랜 세월 공항소음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피해주민들의 의견 청취는 물론 자치구의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했다.
양천구에 따르면 서울지역 내 김포공항소음대책지역 세대 수의 약 70%에 이를 정도로 공항소음으로 인한 구민의 신체적·정신적·재산상의 피해가 큰 실정이다.
구가 지난해 공항 소음 피해 지역 4만30세대 8만9726명을 대상으로 청력 검사를 지원한 결과, 520명이 청력 이상증세로 기본 검사를 받았다. 이 중 69명이 정밀검사를 받았고 50명이 최종적으로 청각장애 진단 판정을 받았다.
양천구는 김포공항 국제선 기능이 강화되면 홍콩·광저우 등 국제선이 증편돼 주민 소음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보고 향후 피해 지원 대책이 면밀하기 이뤄지도록 국토부와 서울시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정책의 효과만 내세우기 전에 피해 지역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동시에 고려돼야 올바른 정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는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포공항 국제업무 노선 확대는 국토교통부에서 최종 결정하는 사항으로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포공항 국제업무 노선 확대는 서울에 위치한 도심공항의 국제기능 강화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논의의 시작 차원에서 제안하는 사항"이라며 "소음 등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자치구 등 관계기관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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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