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수사무마' 임정혁, 혐의 부인…"검찰총장 증인신청"

"10억 요구 사실무근" 변호사법 위반 사실 부인
"백현동브로커, 이원석 만남 확인해야" 증인신청
검찰은 "납득 어려워" 반박…증인 채택두고 공방

백현동 개발 사업 수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관 출신 임정혁 변호사(67·사법연수원 16기)가 정당한 변론 활동을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7일 오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변호사의 첫 공판을 열었다.



임 변호사는 대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 등 고검장 보직을 거친 전관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의 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임 변호사가 받은 돈이 단순 수임료가 아닌 수사 청탁 관련 금품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임 변호사 측은 "피고인은 대법원의 확립된 해석과 법리에 따라 적법하게 사건을 수임했다"며 "정당한 변호인으로서 변론 활동을 했을 뿐 결코 변호사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고위직 등 인맥과 영향력을 통해 정 대표에게 구속을 피하게 해주는 대가로 수임료 1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선임료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것은 맞지만 성공보수를 먼저 주겠다고 해서 약정을 한 것일 뿐 먼저 요구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증인 신청과 관련해서는 양측 공방이 오갔다.

검찰은 부동산중개법인 운영자 이모씨, 정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른바 '백현동 브로커'로 알려진 이씨는 정치 경력과 검찰 고위 인사들과의 인맥을 과시하며 정 대표에게 10억원 이상 금품을 챙긴 것으로 파악된 인물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이씨는 백현동 사업 관련 경기남부경찰청의 수사가 진행되자 이를 무마해 주겠다며 정 대표에게 임 변호사를 소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변호사 측은 이씨의 진술을 통해 임 변호사가 현직 대통령이나 법무부 장관 등과의 인연을 과시해 사건을 수임했다고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원석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검찰 공소장에는 이씨가 이원석 총장과 만남을 갖고 대화 내용을 인용한 부분이 담겼는데, 이에 대한 진위 확인을 통해 임 변호사에 대한 이씨 측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겠다는 취지다.

임 변호사 측은 "이씨는 2023년 4~5월 직접 정바울에게 검찰총장을 만나고 왔다고 진술했는데 검찰이 이를 허위라고 생각한다면 저희 입장에서는 같은 진술자의 말을 두고 어떤 것은 가치를 부여하고 어떤 것은 무시하는 것인데 임의로 구분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씨가 검찰총장 등을 언급하면서 말했다는 것과 실제로 검찰총장을 만났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입증을 요하는 부분도 아니다"며 "이 사건은 피고인에 대한 재판인데 이씨가 실제 만남을 가졌는지를 왜 이 법정에서 밝혀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다음 공판을 열고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백현동 개발 사업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에서 진행된 사업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대관 로비스트라는 의혹을 받는 김인섭씨의 청탁을 받고 정 대표 등에게 부당한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사건을 초기 수사해 서울중앙지검에 넘겼으며, 검찰은 수사 무마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임 변호사와 경찰 고위직 출신 곽정기 변호사를 각각 기소했다. 곽 변호사는 구속 상태로 같은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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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