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 한컴 회장 차남 보석 석방

한컴그룹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자산으로 9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 차남이 조건부로 풀려났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허용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의 차남 김모씨 등 2명에 대해 전날 조건부 보석 결정을 내렸다.

앞서 재판부는 이 사건 2차 공판기일에서 "재판부 직원으로 피고인들의 보석 여부를 검토하겠다"면서 "양측에서 의견서를 내달라"고 말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를 검토해 최종 보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보석 조건으로는 ▲보석 보증금 5억원 납부(보증보험 갈음 가능) ▲주거지 제한 등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1457만1344개 매도를 의뢰해 수수료 등을 공제한 정산금 80억3000만여 원 상당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김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22년 3월 해외 가상자산 관련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400만 개 운용과 매도를 의뢰하고, 운용수익금 15억7000만 원가량 가상화폐를 김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렇게 조성한 비자금 96억여원을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구입, 주식매입, 신용카드 대금 지급, 백화점 물품 구입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컴그룹 측 자금으로 인수된 아로와나테크는 아로나와토큰 5억개를 발행하면서 디지털 6대 금융사업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이라고 홍보했다.

이후 아로와나토큰은 2021년 4월 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됐으나, 지난해 8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상장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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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