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직무상 비위'로 진행된 첫 재심에도…대법, 유죄 확정

징역 3년6개월 확정, 수사 과정서 담당검사 향응
재심 결정 후 징역 2년6개월로 감형…상고 기각

검사의 직무상 비위로 진행된 첫 재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1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모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공소권 남용, 위법수집증거 배제 법칙에 관한 법리 오해, 이유 모순 등의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2008년 외국 게임기를 공급받아 하위 판매업체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던 중 국내 총판 업체의 결제자금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B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건은 B사가 A씨를 비롯해 국내총판 업체들을 고소하면서 시작됐고, 결국 A씨는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고, 파기환송심을 거쳐 이 판단이 확정됐다.

다만 A씨 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C 검사(부부장 검사)가 B사 측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2011년 구속됐다. 그는 B사 측으로부터 1600만원과 3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고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C 검사의 뇌물 혐의를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이에 A씨는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2021년 10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는 담당 검사가 직무상 비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재심이 진행된 첫 번째 사례다.

A씨는 재심 과정에서 공소 자체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에서는 대부분 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담당 검사였던 C 검사가 뇌물을 받은 뒤 A씨에게 불리하게 공소를 제기했으므로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소추재량권'을 남용했다는 취지였다.

재심을 진행한 서울고법에서는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결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담당 검사가 뇌물죄로 처벌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수사·기소 등 모든 행위가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단순 '뇌물죄'와 구분되는 '수뢰후 부정처사죄'가 별도로 존재하므로 뇌물죄 처벌이 기소 무효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또 "C 검사가 부정한 의도로 뇌물을 받았더라도 고소 내용상 피해 규모가 인정되고 이에 부합하는 증거들이 있다면 기소하는 게 마땅하다"며 "뇌물수수 사실 자체만으로 공소제기 자체를 무효로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B사가 A씨를 압박할 목적으로 C 검사에게 뇌물을 준 점을 양형에 참작해 소폭 감형했다.

A씨는 검사의 기소권 남용을 주장하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이 판결한 징역 2년6개월을 최종 확정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