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독한 중증환자 수술, 병원마다 번갈아 맡는 방안 논의
환자 사망사고 예방·피로 극심한 잔류 의료진 안배 취지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따른 전공의 집단 이탈이 7주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광주 상급종합병원을 지키고 있는 전문의들의 피로 누적이 심각해지고 있다.
의정 갈등이 해소 기미 없이 장기화하면서, 생사가 오가는 응급 중증 환자의 수술을 분담하는 병원 간 협력 체계 구축 등 궁여지책을 모색하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광주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주요 2차 의료기관 광주기독병원과 광주시는 이날 오후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핵심 논의 안건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응급 중증 환자의 수술에 대해선 병원 3곳이 돌아가면서 전담하는 협업 체계 구축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지역 내 응급 중증 환자 발생 시 미리 정해진 차례에 따라 병원 1곳이 수술·치료를 도맡으면 해당 날짜엔 다른 병원 2곳의 의료진은 휴식 여건을 조금이나마 보장하자는 취지다.
의료 공백 사태로 생명을 잃는 최악의 상황 만큼은 예방하고, 상시적이지 않은 의료 수요에 대기해야 하는 잔류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지난 2월 20일 무더기 일선을 떠나면서 각 병원마다 전문의(교수)와 진료 지원 간호사(PA) 중심으로 비상진료체계를 꾸렸지만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임의·수련의(인턴) 충원도 크게 밑돌았고, 최근엔 '최후의 보루'였던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 또는 주 52시간 단축 근무 동참 등 움직임을 보이면서 병원마다 수술 연기·취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전남대·조선대병원은 비응급환자 진료과 병동을 통폐합해 의료진을 재배치하고 PA간호사 업무 범위도 확대했다. 정부가 파견한 공중보건의·군의관도 일선 진료과에 배치됐지만, 전공의·전임의 공백을 메우기는 여의치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남대·조선대 의대 교수들도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절반가량이 사직 의사를 밝힌 뒤 근무 단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전공의 이탈 이후 폭증한 당직 근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체력적 한계를 보이고 있는 전문의들도 상당수다.
이 때문에 병원 간 협업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의료진 안배가 시급하다는 인식에 공감대가 형성, 대책 회의가 열린다고 의료계는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두 대학병원 부원장과 기독병원 진료부장, 광주시 공공의료 담당 공무원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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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무안 / 김중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