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전남 화순 일대에서 경찰 총격으로 희생된 이들의 유족들에게 또 국가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광주지법 민사5단독 김두희 판사는 전남 화순 군·경 민간인 희생 사건으로 숨진 A씨의 유족 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8일 밝혔다.
국가가 A씨와 그 배우자, 아버지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의 상속 관계 등을 따져 A씨의 자녀이자 원고인 2명에게 각기 위자료 6800만원과 7600만원을 지급하라는 취지다.
A씨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3일 전남 화순군 화순면 야산에서 나뭇짐을 지고 마을로 향하다 당시 주둔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6월 A씨가 경찰 총격으로 희생됐다고 판단하는 취지의 진실 규명 결정을 했다.
과거사정리위는 자녀와 이웃·인척들은 참고인으로서 'A씨가 빨치산(좌익 무장 게릴라) 연락병 노릇을 한다고 밀고 당해 출동한 경찰에 의해 총살됐다. 총격 이후 집으로 데려왔지만 숨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재판장 역시 과거사정리위 조사 과정에서 비교적 구체적이고 명확한 참고인 진술이 있었고, '화순 군경에 의한 희생 사건'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진술 신빙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제적등본·족보에 기재된 A씨의 사망일자가 당시 군·경 총격 사건 일자와 거의 일치하는 점 등을 인정했다.
재판장은 "A씨와 그 유족들이 국가의 불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고, 그 후 상당 기간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다. 화순 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의 다른 희생자들의 유족들의 위자료 금액과의 형평, 1951년으로부터 변론종결일 사이에 70년 이상 장기간 세월이 지나 그동안 국민소득수준이나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사정을 참작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정했다"고 판시했다.
최근 법원은 화순 군경 민간인 학살 사건의 피해자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잇따라 원고인 유족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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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