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온산항 정박 멕시코발 화물선서 발견
대구지검, 美 마약단속국과 공조 수사 실시
울산 온산항에 정박 중인 멕시코발(發) 한국 경유 화물선에서 대량의 코카인이 발견된 가운데 검찰이 미국 DEA와 공조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대구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최재만)는 관세청과의 공조를 통해 울산 온산항에 정박 중인 멕시코발(發) 2만5000t급 화물선의 씨체스트(Sea Chest) 안에서 코카인이 담긴 가방을 발견·압수했다.
코카인이 발견된 화물선은 아연·납 광석을 운반하는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이다. 멕시코 만사니요항을 출발해 캐나다 밴쿠버, 대한민국 울산, 일본을 거쳐 뉴질랜드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화물선 씨체스트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던 잠수부는 작업 중 이상 물체를 발견했다. 씨체스트는 배의 균형을 잡거나 냉각수 용도 해수가 유입되는 통로며 바닷물에 잠겨있는 부분을 말한다.
마약으로 의심한 잠수부는 세관에 신고했고 대구본부세관은 물체를 열어본 후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코카인 양성반응이 나왔고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발견된 코카인 28.43㎏은 약 94만명 동시 투약분에 해당된다. 시가는 약 142억원에 이른다. 소분해 블록 형태로 포장된 코카인에서는 GPS 위치추적 장치도 발견됐다.
검찰은 화물선 내·외부를 수색하고 탑승 중이던 다국적 선원 19명의 휴대전화, 화물선 내 폐쇄회로(CC)TV, 입출항 경로 등 관련 증거들을 신속하게 확보해 분석 중이다.
선사 측에서 지난해 6월 마지막으로 씨체스트 청소작업을 진행한 점, GPS 장치의 배터리가 모두 방전된 점, 코카인 가방 표면에 번식하고 있던 따개비 형상 등을 종합하면 코카인은 같은해 화물선에 은닉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까지 승선한 선원들이 코카인 밀반입에 관여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발생한 다량의 코카인 밀수 사건은 한국을 경유한 후 타국으로 출항하려는 선박이나 타국에서 하적하지 못한 화물에서 적발된 사안이다. 실제 목적지가 한국이 아닐 가능성이 크고 현재까지 국내 대량 유통의 위험성은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미국 마약단속국(DEA)과의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코카인 밀수 관련자를 특정하고 밀수 경로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외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마약류 밀수범죄에 철저히 대응하고 마약류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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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