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친 무차별 폭행, 열흘 뒤 사망…가해자는 석방돼 논란

거제서 전 남친에게 폭행당한 10대 여대생 열흘 만에 사망
경찰, 뒤늦게 가해자 긴급체포…'검찰 불승인’에 다시 석방
검찰 “폭행·사망 연관성 불명” 정밀 부검 결과 따라 처리 방침

경남 거제에서 전 남친에게 폭행당한 10대 대학생이 병원 치료 열흘 만에 숨졌다.

그러나 가해자인 20대 남성 A 씨는 구속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거제경찰서는 헤어진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A 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께 전 여자친구 B 씨가 사는 거제시 고현동 한 원룸에 무단으로 침입해 B 씨 얼굴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머리를 크게 다쳐 입원 치료를 받던 B 씨는 지난 10일 갑자기 상태가 악화했고,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이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원하려 하였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착수했던 경찰은 11일 경찰서를 찾아온 B 씨 부모로부터 사망 사실을 통보받고 당일 A 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폭행과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긴급체포를 불승인했다.

이 때문에 A 씨는 풀려났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과수에 조직 검사 등 정밀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최대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창원지검통영지청은 지난 1일 상해사건이 발생하여 당일 경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하였고, 열흘 후인 10일 피해자가 사망하고 11일 경찰에서 피의자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200조3항 긴급체포의 요건은 “긴급을 요한다 함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등과 같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즉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지방법원 판사의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그 사유를 알리고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이 경우 긴급을 요한다 함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등과 같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와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는 때를 말한다.

이에 따라 "피의자가 사건 발생 당일 경찰 조사에서 상해 사실을 인정한 점, 그로부터 10일 후 경찰이 피의자에게 연락하여 주거지 인근에서 만나 긴급체포하고 피의자가 이에 응한 점 등에 비추어, 긴급체포의 법률상 요건인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아 불승인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A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체포 하였으나, 피해자에 대한 부검도 이루어지기 전에 긴급체포한 것으로 부검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앞으로 국과연에서 회신될 부검결과를 포함한 경찰 수사결과 등을 종합하여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한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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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