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법안은 자동 폐기됐다.
'선구제 후회수' 법안을 단독 통과시켰던 야권은 피해자 단체와 함께 재의요구된 법안을 재발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피해주택 우선매수권을 양도받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감정가 대비 약 30%의 경매차익을 활용해 피해자에게 추가 임대료 부담 없이 살던 집에서 최대 20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이익도 돌려주는 골자의 대책을 담은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자 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정부·여당은 피해자들의 살려달라는 간절한 호소를 기어코 외면했다"며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납득할 만한 근거도 이유도 없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단체는 정부안이 피해자들의 협의 없이 만들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와 제대로 이야기 나눈 적도 없으면서 피해자 의견을 수렴했다고 거짓말 했다"며 "그동안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만 하다가 본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날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없는 대책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이달 초에 접촉해 정부 대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대략적인 방향 정도를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조만간 피해대책위 등을 만나 정부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여야도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토부는 전세사기 특별법 거부 이유에 대해 ▲보증금반환채권 평가의 어려움 ▲주택도시기금 사용이 목적과 맞지 않고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 ▲사기 피해에 대해 공공에서 구제한 전례가 없다는 점 ▲금융기관이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선순위저당채권 매도 요청에 응하도록 하는 것은 사적자치의 원칙에 반한다는 점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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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