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스키 타고 밀입국 中 인권운동가, 항소심도 집유

항소 기각…징역 1년·집유 2년 1심 선고 유지

제트스키를 타고 중국에서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30대 중국인 인권운동가가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1부(부장판사 이수환)는 31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국 국적 권평(权平·36)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모두 고려해 판단했고, 새롭게 고려할 만한 양형 조건의 변화도 없다"면서 권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또 "피고인의 행위는 법에 용인되는 긴급피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면서 "피고인은 해양경찰관에게 국내 입국 목적에 대해 단순한 모험심이라고 최초 진술하는 등 피고인의 행위가 출입국관리법을 통한 공공이익보다 우월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범행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난민 관련 대법원 판결에 비춰보면 진술 일관성, 직업, 성격, 입국 경로와 방법, 난민 신청까지의 기간, 경위 등을 모두 종합해 고려해야 한다"며 "피고인은 출입국관리법에서 규정하는 사실이 모두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워 형 면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 판결 이후 권씨는 양형부당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쌍방항소했다.

권평씨는 지난해 8월16일 오후 9시23분께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연수구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을 통해 국내로 밀입국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제트스키에 싣고 있던 연료통 3개를 바다에 버린 혐의로도 기소됐다.

앞서 권씨는 2016년 9월1일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을 풍자하는 슬로건이 담긴 티셔츠를 입고 촬영한 셀카사진을 트위터에 게시,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 2019년 3월15일 만기출소했다.

이와 관련 국제연대활동가 이대선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 당국은 출소한 권씨에 대한 감시를 이어갔으며 출국 금지까지 내렸다"고 주장했다.

권씨 또한 1심 재판 과정에서 "건물을 파괴하거나 법을 위반하려고 몰래 한국에 입국한 것이 아니다"면서 "중국에서 형을 선고받은 뒤 자유 없이 살아 정상적으로 출국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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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