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중 쇠파이프가 든 화물을 건드려 현장에 있던 화물차 기사를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지게차 기사가 법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 최치봉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7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7월 23일 오후 4시20분께 경기 남양주시의 한 물류창고에서 지게차로 4.5t 트럭에서 적재된 화물을 하역하던 중 다른 화물을 건드려 근처에 있던 화물차 기사 B(71)씨에게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지게차로 화물을 들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중 뒤에서 피해자 비명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피해자가 철제파이프에 깔려 있었다”며 “화물을 하역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현장 검증 결과와 피해자 진술, 당시 정황 등을 토대로 B씨가 다른 이유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냈다.

재판부는 B씨가 사고 직후부터 고소 시점까지 약 3개월간 A씨에게 책임이 있다거나 손해를 배상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고, 운송 의뢰 회사에 산재보험 처리만 요구한 점을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또 B씨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상해를 입은 경위를 일관되게 진술하지 못한 점, 사고 당시 지게차와의 거리도 수차례 번복한 점, 설령 화물을 건드렸더라도 위치상 지게차 기사인 A씨가 이를 인지할 수 있었던 점, 화물이 쏟아지더라도 지게차 전면으로 쏟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점도 A씨의 주장에 설득력을 보탰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의 작업과 별도로 화물 하역을 빨리 끝내기 위해 화물 사이에 있던 고임목을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화물이 적재함 밖으로 굴러 떨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직접 증거인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 기록,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A씨에 의한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