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7개월 만에 하락으로 전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13주 연속으로 하락 장세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와 매수심리가 모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37%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4월(-0.03%) 마지막으로 하락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7개월 만에 다시 하락으로 돌아선 것이다.
실거래가지수는 호가 중심의 가격동향 조사와 달리 실거래가를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변동 폭을 지수화한 수치를 말한다. 계약일로부터 30일의 신고기간이 있는 실거래가 특성상 지수 발표가 한 달 이상 늦어지지만 다른 통계보다 가격 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이 나온다.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3% 떨어졌다. 지역별로 서울은 소폭(0.16%) 수치가 올랐지만,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도(-0.54%)와 인천(-0.64%)이 각각 떨어지면서 수도권 평균치가 줄었다. 지방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지수가 0.43% 내렸다.
서울 내에서도 권역별로 보면 지수가 하락한 곳들이 나왔다. 특히 용산구·중구·종로구로 구성돼 있는 도심권(-0.67%)의 하락 폭이 컸고, 서북권(-0.16%), 서남권(-0.02%)도 지수가 떨어졌다. 다만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있는 동북권(0.04%)은 지수가 소폭 상승했으며,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0.83%)은 큰 폭으로 오르면서 평균치를 견인했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 및 시중은행의 대출한도 축소 등 규제 강화로 주택 구매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매물이 쌓이고, 거래가 줄어든 것이 실거래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12월 실거래가지수는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 지수는 전국 (-0.54%), 수도권(-0.67%)을 비롯해 서울(-0.51%)까지 모두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 탄핵 정국까지 겹치며 아파트 매수 수요가 계속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매수심리는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2.3으로 전주(92.4)보다 0.1p 하락했다. 수도권(95.4)과 지방(89.5)은 각각 전주와 동일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6.6으로 전주(97.0) 대비 0.4p(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13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수치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실수요자들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계속 침체되면서 내년에도 서울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실거래가격지수 기준으로 최근 저점이었던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8.9% 오르면서 역대 최고점 대비 90% 가까이 회복했다"며 "단기간 가격 급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기에 추가 랠리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1%대로 떨어진 경제 성장률과 정치적 불확실성도 수요자들의 심리를 짓누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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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